김혜경 여사도 자주 갔다는 남대문 시장…요즘 손님들 바글바글 한다는데, 왜? [현장]

김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eyjiny@mk.co.kr) 2026. 6. 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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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 가보니
코로나·저출산 여파 딛고 재부상
고물가에 ‘가성비 쇼핑’ 입소문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의 한 상가. 방문객들이 아동복을 구경하고 있다. [김혜진 기자]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벌써 20만원 썼어. 오늘 점심 먹지말까?”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 회현역 6번 출구를 나오자 여성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이들은 어깨에 짐이 가득 든 에코백을 메고, 손에는 ‘ㅇㅇ아동복’이라고 적힌 비닐봉지 여러 개를 들고 있었다.

조금 걷자 ‘아동복거리’ 간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일 오전임에도 거리 곳곳은 사람들로 붐볐다. 부르뎅 아동복, 포키 아동복, 서울원아동복, 페인트타운 등 주요 매장마다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좁은 매장 안에서도 열댓 명이 동시에 옷을 고르는 모습이 흔했다. 인기가 많은 매장은 계산을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방문객 구성은 다양했다. 모녀가 함께 쇼핑을 즐기는가 하면 부부가 아기를 안고 방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임신부들이 출산을 앞두고 미리 아기 옷을 구매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친구들끼리 방문한 젊은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의 한 상가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기다리고 있다. [김혜진 기자]
매장 안에서는 손님과 상인들의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아기 몇 개월이에요?” 상인의 질문에 손님들은 “21개월인데 맞을까요”, “5살 남자아이랑 2살 여자아이가 있어요”, “키가 100㎝ 정도예요”라고 답하며 옷을 골랐다.

전통시장 특유의 흥정 문화도 여전했다. 한 상인은 계산을 마무리하며 “원래 6만800원인데 5만8000원만 주세요”라고 말했다.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는 1970~1980년대 국내 아동복 제조업체와 도매상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복 상권이다. 이후 전국 유통망의 중심 역할을 하며 성장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남대문시장을 찾은 김혜경 여사가 “예전에 남대문시장 아동복 상가에 자주 왔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세대를 거쳐 사랑받아 온 남대문 시장이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추천 브랜드와 쇼핑 동선, 구매 팁 등을 공유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의 상가에서 한 시민이 아동복을 구경하고 있다. [김혜진 기자]
도트 무늬 고쟁이 바지를 비교하던 33세 최혜주씨는 “요즘 유튜브에 남대문시장 아동복 쇼핑 영상이 정말 많이 뜬다. 저도 어릴 때 엄마가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많이 사주셨다고 들었다”며 “오늘은 딸 옷을 사러 왔는데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깎아주시기도 해서 좋다. 쇼핑을 마치고 갈치조림도 먹으러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산 예정일을 2주 앞둔 한 부부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미리 옷을 사두려고 처음 방문했다”며 “인스타그램이랑 주변 추천을 듣고 왔는데 생각보다 예쁜 옷이 너무 많다. 질 좋은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매장 곳곳에서는 번역기를 켜놓고 상인들과 대화하며 쇼핑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만에서 여행을 왔다는 메이링씨는 “남대문 아동복거리는 여행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며 “한국 옷은 소재가 좋고 디자인이 예쁜 데다 가격도 합리적”이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여름 내복을 여러 벌 사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혜진 기자]
16년째 남대문시장에서 아동복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상인 신씨는 “코로나19 시기에는 손님이 크게 줄어 정말 힘들었고 저출산 영향으로 한산했던 때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고 외국인 방문객도 많아졌다. 젊은 여성들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저출산 여파로 침체를 겪었던 남대문시장 아동복거리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아동복도 가격 민감도가 높은 품목 중 하나가 됐다”며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긴 했지만 최근 젊은 부모 세대는 단순히 물건 구매를 넘어 경험 자체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가격 경쟁력과 체험 요소를 동시에 갖춘 남대문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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