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공약 ‘도민멤버십카드·각종 연금’ 실현 가능성 주목
청년·시니어·마을연금 신설 재원 마련 관건
정책 설계·정부 협의 고려 1~2년 소요 전망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1호 공약으로 내세웠던 복지 정책 실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앞으로 구체적인 정책 설계와 재원 마련 등 준비 과정을 고려하면 시행 시점은 1~2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민멤버십카드 출시 언제쯤?
박 지사가 복지 공약 가운데 첫 번째로 제시한 '경남도민 멤버십카드'는 18세 이상 도민에게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영역까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큰 뼈대다. 이 카드로 경남패스(교통), 복지 바우처(이용권), 공영주차장 30~50% 감면, 체육·문화시설 20% 할인, 임산부 대중교통 전액 면제, 협약 병원 검진료 10~20% 할인, 영화, 쇼핑 등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전용 앱을 개설해 걷기 등 건강 마일리지와 자원봉사 마일리지를 쌓아 현금처럼 쓰고, 부양 또는 양육 부담도 있는 40~50대에게는 '4050 힘내라 포인트(복지포인트)'로 인당 연 10만 원을 최대 3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애초 세세한 내용을 밝힌 상황이다 보니 벌써 도입 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타 광역자치단체 유사 사례도 있어 이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017년 11월 시·구립 공공시설 여러 플라스틱 회원카드를 모바일카드로 통합해 '서울시민카드' 앱을 구축한 바 있다. 여기에 시설 주변 음식점 등 할인쿠폰을 전자쿠폰으로 제공했고, 할인·우대 혜택을 제공할 문화·도서·교육·생활·건강 분야 협력업체도 모집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공공서비스 관련 여러 앱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했다. 현재 통합 모바일 플랫폼인 '서울온'으로 도서관 등 공공시설 이용 모바일 회원카드, 다둥이·임산부 등 모바일 자격확인카드, 전자증명서 발급, 행정·생활정보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는 2022년 출시한 도민 맞춤형 모바일 행정서비스 앱 '경기똑D' 안에 모바일 전자도민증 '도민카드'를 두고 있다. 도민카드는 공공시설에 입장할 때 신분증 등 별도 증빙서류 없이 제시할 수 있으며 할인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서울온'과 '경기똑D'는 사용에 불편을 겪거나 이용률 자체가 낮은 문제점도 안고 있다. 경남도 역시 이 취약점을 보완할 방안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
각종 연금 신설, 재원·정부 협의 과제
박 지사는 기존 40~50대가 대상인 '경남도민연금'에 이어 45세 이하 '경남 청년연금', '경남 자녀교육연금', '경남 시니어연금', '경남 마을연금' 도입도 공약했다. 재원이 관건인데 공공개발 이익 환수, 민간개발사업 공공기여 활성화, 에너지사업 수익, 관광·레저사업, 지역 투자펀드 등으로 연간 1000억 원 '도민행복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월 납입금 8만 원에 2만 원을 지원해주는 도민연금은 10년 뒤 누적 가입자 10만 명 유지가 목표다. 계획대로라면 경남도와 시군이 절반씩 나눠 내는 지원금은 10년 차부터 240억 원이 들어간다. 지난해 9월 제정된 도민연금 운영·지원 조례를 보면 도지사는 안정적 재원 확보와 연속성을 위해 2030년 9월까지 도민연금 기금을 설치·운영하게 돼 있다.
각종 연금은 선별 복지 정책으로 지원 범위에 따라 예산 규모도 달라진다. 예산 부담이 크면 지원 대상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박 지사는 앞서 '10만 원 도민생활지원금'을 지급하면서도 빚을 내지 않았다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여러 연금 정책도 재정 건전성을 해치면서까지 강행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또 연금과 같은 자치단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때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야 한다. 도민연금은 2년간 준비 끝에 올 1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시행됐다. 경남도 인구정책담당관실은 도민연금을 경남연구원에 연구과제로 맡겨 구체적인 안을 만들기까지 1년 정도, 이후 사회보장제도 신설과 조례 제정 등에 1년 정도가 각각 걸렸다.
권희경 국립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땅을 개발하거나 무언가 새로 짓겠다는 공약이 아니라 복지가 1호 공약이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며 "경남이 지향하는 미래가 단순히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변화했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교수는 "특히 경남도민연금 확대는 연금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면서도 "다만 복지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도지사 임기를 넘어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으려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하고, 또한 도민멤버십카드 쓰임새는 교통·문화 혜택 상한선을 두는지, 둔다면 어느 정도인지 등 구체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이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