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림 성남시의회 부의장·의장 직무대리 인터뷰

이강철 기자 2026. 6. 1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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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울고 웃은 파란만장 4년 신뢰받는 성숙한 차기의회 기대"

제9대 성남시의회가 파란만장했던 4년의 임기를 마치고 이달 말 막을 내린다. 

임기를 마치는 의원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누군가는 다선 의원으로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다시 시민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지난해 3월 초유의 의장 공백 사태 이후 의장 직무대리로 활동한 안광림(국민의힘·성남·하대원·도촌동) 부의장도 평범한 시민으로 복귀한다.

안 부의장은 상대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갈등을 조율하는 '온화한 소통가'로 통한다. 의회 안팎에서도 자기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소통과 설득에 무게를 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의장 직무대리를 맡게 된 그가 마주한 현실은 거칠었다. 원구성 파행과 극심한 여야 대립,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며 시민들의 우려와 비판을 샀다. '역대 최악의 의회'라는 혹평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의회 운영의 끈을 놓지 않았고, 파행이 깊어질 때도 마지막 보루 역할을 자처했다. 때로는 여야 양쪽의 비판을 동시에 감수해야 했고, 때로는 누구도 맡고 싶어 하지 않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임기. 이제 그는 의장 직무대리의 책임을 내려놓고 다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안 부의장을 만나 혼란의 한복판에서 짧고도 길었던 시간의 소회를 들어본다.

안광림 성남시의회 부의장·의장 직무대리.
-초유의 의장 직무대리 체제를 이끌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보다 의회 정상화였다. 여야를 떠나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갈등이 있더라도 의회는 멈춰선 안된다. 시민들이 원하는 건 정쟁이 아니라 민생과 정책이다. 전임 의장의 궐위와 이어진 직무 정지라는 초유의 사태에서, 시의회의 행정 기능마저 마비되는 것만은 막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행정절차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교훈을 얻었다. 절차가 무너지면 의회의 권위도, 시민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한 시간이었다.

-역대 최악의 의회라는 매서운 혹평이 따라붙는다. 원인이 무엇이라 보나.

▶우선 시민 여러분의 매서운 질타와 비판 앞에 부의장이자 의장 직무대리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결국 시작점은 의장 선출 과정에서 시작된 갈등이다. 의장은 단순히 다수당이라고 맡는 자리가 아니다.

의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야 하는 자리인데, 당시에는 정치적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못했다. 당내 갈등이 의회 전체의 갈등으로 번지면서 파행이 반복됐다. 당내 경선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것이 장기적인 갈등으로 이어졌다. 

결국 의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신뢰와 협력이 무너졌다. 18대 16이라는 팽팽한 의석 구도에서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당론이라는 진영 논리에 매몰돼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렸다. 정치적 갈등을 의회 내부에서 스스로 풀지 못하고, 법적 분쟁으로 비화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았다.

윤리특별위원회 등 내부 시스템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했다면,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다고 본다.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여야 모두 의회 정상화에 더 큰 책임감을 가졌어야 했다. 문제 해결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모란상인회 김장 담그기'에서 김치를 담그고 있다.
-9대 의회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인가.

▶60점 정도다. 시민을 대변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시민들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한 건 뼈아프다. 원구성 지연과 잦은 정회로 소중한 회기를 낭비했고, 의장단 법적 공백 사태를 초래하며 대의기관으로서의 체면을 구긴 책임은 송구하기만 하다. 

다만, 파행 속에서도 시급한 민생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밤을 지새운 일부 동료 의원들과 본회의 행정 공백을 막아준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의회가 지속될 수 있었다. 시민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지만, 민생 안건 처리와 의회 운영을 위해 노력한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헌신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의장 직무대리 기간 중 가장 참담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단연 제307회 정례회 당시의 본회의장 파행 사태다. 의장 보궐선거 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무효표 논란이 결국 의장석 단상 점거로 이어졌을 때 회의 주재자로서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당시 의사일정을 진행하고자 거듭 대화를 촉구했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타협점을 찾기 어려웠다. 당장 처리해야 할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조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정당 간 이해관계에 막혀 회의 자체를 열 수 없던 그때의 무력감과 시민을 향한 송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난 11일 월남전참전기념탑 건립 28주년 기념 및 안보결의대회에 참석한 안광림 성남시의회 부의장(의장 직무대리).
-새로 출범할 제10대 의회에 꼭 당부하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차기 의회는 상생하는 문화를 전면 재구축 해야 한다. 여야 대표 간의 비공식 접촉에 의존할 게 아니라 이견이 있는 쟁점은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투명하게 끝장 토론을 거치도록 하는 게 맞다.

정치적 견해 차이로 원구성이 지연되거나 대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민생과 직결된 예산이나 조례는 정쟁의 볼모로 잡지 않는 우선 처리 원칙에 합의하고 지켜나가야 한다. 다수당은 소수당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대안을 수용하는 포용력을 보여주고, 소수당은 정당한 토론과 표결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법적 고발이나 물리적 충돌이 아닌 법리와 데이터에 기반한 성숙한 토론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리라고 본다. 덧붙여서 정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더라도, 의정활동의 최종 결재권자는 당론이 아닌 시민이라는 점을 절대 잊지 말아달라.

본회의장에 제출되는 문서 하나, 발의 조례안 하나가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막중한 무게감을 느끼길 바란다.

지난 3월 8일 성남FC K리그2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시축하고 있다.
-정쟁에 묻혔지만, 숨은 성과도 많았을 텐데.

▶가장 큰 성과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특별법 통과에 발맞춰 분당신도시 재건축과 원도심 재개발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초기 동력을 확보한 점이다.

이를 통해 주민 의견을 반영한 사업지별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또 착한가격업소 지원 조례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조례 등 378건의 조례를 제·개정하며 시민 생활과 직결된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9대 의회의 의원 발의 조례 건수와 결의·건의안은 역대 의회 중 가장 많았다. 외부에선 정쟁만 부각됐을지 몰라도, 내부에선 정책 연구가 꾸준히 이뤄졌다는 걸 증명하는 지표다. 지역 발전에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9대 의회를 마무리하며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다음 10대 의회는 한층 더 성숙하고 신뢰받는 모습으로 시민 여러분의 삶에 희망을 안겨드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끝까지 시의회를 향해 애정 어린 질책과 따뜻한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 그리고 묵묵히 의정활동을 뒷받침해 준 사무국 가족들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이제 무거운 책임을 내려놓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남의 앞날을 늘 응원하겠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사진=<성남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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