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인력 키운다…방산업체·대학 실무 교육 협력 확대
기업 직접 참여로 실무 인재 조기 양성
장기적 인력 수요 대응하는 산학협력 진화

K방산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방산업체들의 산학협력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대학과의 협력이 채용 설명회나 기업 홍보 성격에 가까웠던 반면, 최근에는 실제 사업 수행에 필요한 직무 인력을 미리 키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들이 당장 필요한 인력을 채용 시장에서 뽑는 방식만으로는 중장기 인력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은 최근 대학과 손잡고 항공기 운용·정비, 항공엔진, 산업보안, 우주·발사체 등 분야별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회사를 소개하거나 채용 기회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사업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대학과 손잡고 교육과정을 직접 설계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조선대와 AI 융합 통합군수지원(IPS)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항공기 수출 이후 필요한 운용·정비·전주기 지원 인력을 AI, 확장현실(XR), 디지털 트윈 기반 실습을 통해 양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KAI는 지난해 10월에도 창원대와 '산학 연계 IPS 전문 교육과정 모델 및 인프라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실제로 항공기 수출에는 기체를 생산해 넘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수출국이 항공기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정비 체계와 교육, 부품 공급망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KAI가 대학 단계에서부터 관련 인력 양성에 나선 배경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한국폴리텍대학과 항공우주·방산 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양측은 항공엔진 맞춤형 교육과 현장실습, 인턴십, 협력사 교육 등을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지상무기, 유도무기, 우주 발사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어질수록 생산 현장과 연구개발, 품질관리, 협력사 관리 전반에서 필요한 기술 인력의 층도 두터워진다.
특히 항공엔진은 고도의 제조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가 필요한 분야다. 단기간에 숙련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협력사까지 같은 수준의 기술 이해도를 갖춰야 생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학과 협력사 교육을 함께 묶은 것도 방산 공급망 전체의 인력 기반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방산업체들이 대학 커리큘럼 단계까지 들어가는 배경에는 인력 수요의 장기화가 있다. 방산업은 일반 제조업보다 사업 주기가 길다. 계약 체결 이후 실제 납품까지 수년이 걸리고, 납품 이후에도 운용 교육과 정비, 부품 공급, 성능개량이 이어진다. 수출이 늘어날수록 단순 생산인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AI, 사이버보안, 정비·군수지원 등 전문 직무 인력의 필요성이 함께 커진다.
시장에 나와 있는 경력직을 채용하는 방식만으로는 이런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학협력이 확대되는 이유로 꼽힌다. 입사 이후 처음부터 교육하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학 교육과정에 기업이 참여해 직무 기초를 미리 반영하면 현장 적응 기간을 줄이고, 필요한 직무에 맞춰 인력을 배치하기도 수월해진다.
조선대 관계자는 "최근 항공우주·방산 산업에서 무기체계 운용 유지와 군수지원, 정비 최적화, 수명주기 관리 인력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산업 현장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교육 이수와 역량 인증, 취업 연계가 함께 이루어지는 실질적인 산학협력 모델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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