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침입·쓰러짐·화재·폭행, AI가 잡는다…아파트 보안의 진화

부애리 2026. 6. 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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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 ‘AI 안전 설루션’ 설치된 아파트 가보니
산업현장·물류센터 등에서 검증된 기술
화재·폭행 등 안전사고 초기 대응 빨라져
AI CCTV·블루스캔 판매량 증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극동아파트 통합관제센터에서 경비원들이 AI CCTV가 촬영한 실시간 화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애리 기자]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엘리베이터에서는 100데시벨 이상 큰 소음이 나면 화면에 알림창이 뜨고 상황을 알려줍니다.”

15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극동아파트 통합관제센터의 상황실 모니터에는 인공지능(AI) CCTV가 곳곳을 탐지한 영상들이 실시간으로 띄워져 있었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바로 화면에 알림창이 뜬다. 이 때문에 경비원들은 실시간으로 아파트단지의 위험 상황을 살피는 것이 가능했다. 이곳에서는 CCTV가 사후 확인 개념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아주는 ‘예방’ 개념으로 쓰이고 있었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검증된 AI가 아파트 단지에도 적용되면서 아파트 보안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다.

AI가 입주민 비명·쓰러짐 감지…위험 상황을 사전 ‘대비’

독립문극동아파트에는 에스원의 AI CCTV인 ‘스마트 비디오 매니지먼트 시스템(SVMS)’이 곳곳에 적용돼 있다. 물류센터에서 보행자에게 다가서는 지게차를 감지해 충돌 사고를 막고, 공장에서 안전모 미착용을 잡아내는 에스원의 기술이 적용된 CCTV다.

실제로 이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CCTV에는 공간별로 침입·쓰러짐·화재·폭행 등 유형별 알고리즘이 반영됐다. 아파트는 입주민의 생활 반경이 넓고, 사고가 날 수 있는 장소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동일한 카메라여도 촬영 구역에 따라 탐지하는 위험 유형이 다르다. 엘리베이터에는 비명, 쓰러짐 알고리즘이 놀이터에는 폭행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AI가 동작을 감지해 위험 상황을 경비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에서 사람이 쓰러지거나, 놀이터에서 폭행 상황이 발생하면 이 관제센터에 알림이 뜬다. 분리수거장의 경우에는 작은 불꽃에도 AI가 반응해 큰 화재가 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한다. CCTV에서 이상이 감지되는 즉시 통합관제센터 상황실 화면에는 해당 장면이 자동으로 알림창으로 뜨고, 상황실 담당자의 휴대전화로도 알림이 전송된다. 수십 개의 화면을 사람이 동시에 들여다보지 않아도 AI가 먼저 위험을 감지해 알려주는 구조다.

이 때문에 사고를 뒤늦게 확인하던 과거와 달리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독립문극동아파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사고가 난 뒤 녹화 화면을 돌려보거나 입주민 신고를 받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했다”라며 “지금은 화재나 쓰러짐, 폭행 위험이 감지되면 상황실 화면에 뜨고 핸드폰 알림이 와서 초기 대응이 훨씬 빨라졌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효과 덕분에 SVMS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에스원의 AI 기술이 적용된 CCTV가 아파트 전경을 비추고 있다. [에스원]
건물 관리에 적용되던 ‘블루스캔’ 아파트 단지로

같은 날 찾은 1910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서울 서대문구 이편한세상 신촌 아파트에는 화재·정전·누수를 24시간 감지하는 에스원의 ‘블루스캔’이 설치되어 있었다. 입주민이 많은 대단지일수록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어 시설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스마트 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블루스캔은 발전기나 전기실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담당자에게 알림을 자동으로 전송한다. 실제로 이편한세상 신촌의 물탱크는 블루스캔으로 관리돼 24시간 물 수위가 자동으로 조정된다. 이 시스템이 없다면 방제실 근무자가 24시간 근무를 하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하지만, 이제 문제가 생기면 관리자의 스마트폰으로 알람이 오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이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에는 에스원의 얼굴인식 리더기도 설치되어 있었다. 헬스장이나 골프연습장 같은 커뮤니티 시설에서 사전에 등록된 입주민의 얼굴만으로 출입이 가능했다. 이는 외부인의 무단출입을 막고, 입주민은 카드나 비밀번호 없이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장과 물류센터에서 사람의 한계를 보완하던 AI CCTV와 스마트 건물관리 설루션이 아파트 단지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특히 설비가 오래된 구축 아파트 단지일수록 작은 이상이 큰 사고로 번지기 쉬워 이 같은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에스원에 따르면 SVMS 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블루스캔의 경우 전년 대비 판매량이 166% 늘었다.

에스원 관계자는“아파트는 입주민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생활공간인 만큼, 외부인 출입부터 화재·쓰러짐 같은 안전사고, 설비 이상까지 다양한 위험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며 “1981년 보안관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45년간 축적한 현장 데이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입주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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