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교육 교권보호국’ 현실에도 시도는 있었다, 결과는?
접수 민원 약 13만 5천건 … 지역별 격차는 무려 180배
민원대응팀에서 교사로 되돌리는 비율 오히려 늘어
KBS 시사기획 창, 오늘(16일) 밤 10시 '안녕, 나의 선생님' 에서 교권 보호 실태 집중 조명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는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부 특별조직 '교권보호국'이 등장한다. 이 가상의 교권보호국이 가진 학생 지도 권한에는 제한이 없다. 현실의 지극히 제한된 교권으로는 교육적 정의를 실현하기 어렵단 항변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3년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학교교육에서의 교권 붕괴는 학생들의 교사 폭행,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 등 잇따른 사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상기돼왔다.
현실의 대한민국 교육부도 교사를 민원에서 보호하기 위해 조직을 만들었다. 전국의 학교 단위마다 '민원대응팀'을 신설한 것이다. 민원대응팀이란 교사 개인이 학부모 민원을 직접 감당하지 않도록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중심이 돼 민원을 맡는 학교 안 대응 조직이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뒤 교권 보호 대책의 하나로 도입됐다.
하지만 현실의 민원대응팀은 교사를 학부모 민원에서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대응팀이 민원을 직접 처리한 비중은 줄고, 담당교사에게 민원이 다시 넘어간 사례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KBS <시사기획 창>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자료를 전수 분석한 결과,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초·중·고교 민원대응팀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13만4천876건으로 집계됐다.
■ "민원이 뭐예요?" 기준 제각각 … 지역별 격차 180배
지역별 민원 접수 건수를 보면 부산이 7만7천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남 2만4천55건, 경기 8천147건, 인천 3천909건, 충북 3천158건, 서울 2천702건, 경북 2천626건, 세종 2천363건, 광주 2천272건, 대구 2천124건, 전북 2천46건, 전남 1천993건, 울산 1천399건, 제주 645건, 대전 429건 순이었다.
경남과 강원은 제출이 되지 않았다.
눈에 띄는 건 극심한 지역별 편차였다.
부산은 631개교에서 7만7천8건이 접수됐지만, 대전은 325개교에서 429건이 접수됐다. 단순 수치로는 18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시도교육청마다 무엇을 민원으로 볼지, 어떤 건을 민원대응팀 접수 건수로 볼지 기준이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은 제·증명 발급 등 행정성 민원까지 접수 건수에 포함한 반면, 일부 지역은 홈페이지 등 공식 접수 창구에 남은 기록 중심으로 집계했다.
실제로 강원도교육청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며 별도 사유서를 제출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사유서에서 "민원에 대한 정의가 통일돼 있지 않아 학교별로 다양한 요청과 의견 제기를 어떻게 민원으로 구분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민원대응팀은 설치됐지만, 사후적으로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확인할 통일된 기준과 관리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민원대응팀이 처리한다더니 오히려 다시 교사에게
더 주목할 대목은 처리 방식이다.
연도별 비교가 가능한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총 민원건수는 2024년 6만1천397건에서 2025년 6만3천232건으로 1천835건, 3.0% 늘었다.
특히 민원대응팀이 민원을 다시 담당교사에게 이관한 건수는 같은 기간 4천317건에서 6천794건으로 2천477건 늘었다.
전체 민원 처리 유형에서 '담당교사 이관'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7.0%에서 2025년 10.7%로 3.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민원대응팀이 '직접 대응'한 건수는 2024년 5만6천788건에서 2025년 5만5천977건으로 811건 줄었다. 전체 처리 유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2.5%에서 88.5%로 낮아졌다.
홍성현 KBS 데이터분석가는 "전국에 민원대응팀이 구성됐고 민원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민원대응팀이 직접 대응한 비중은 줄고 담당교사에게 넘어간 비중은 늘었다"며 "민원대응팀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민원대응팀 구성원 중 일반교사가 가장 많아
민원대응팀 구성에서도 교사의 비중이 컸다.
2025년 기준 자료가 있는 지역의 민원대응팀 구성 인원은 모두 5만5천434명이었다.
이 가운데 일반교사는 1만7천814명으로 32.1%를 차지해 교장, 교감, 행정실장, 교육공무직 등 구성원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았다.
민원대응팀이 교사 개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지만, 실제 구성과 운영 과정에서는 교사들이 여전히 상당 부분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민원대응팀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악성 민원과 일반 상담, 행정 요청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 분석가는 "교육부 차원에서 통합된 민원 분류 체계를 만들고, 전국 학교가 동일한 기준에 따라 민원을 분류하고 집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S는 오늘(16일)밤 10시 1TV 시사기획 창 '안녕, 나의 선생님'에서 서이초 사건 이후 마련된 교권 보호 대책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집중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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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기자 (isba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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