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겨울' 사라지나?..."21세기말 '아열대 국가' 된다"

김나윤 2026. 6. 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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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남해안에서만 나타났던 아열대성 기후 특성이 이제 전남 내륙과 동해안으로 북상한 상태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극한기상이 빈번해지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감시와 미래 전망 분석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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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기상청)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남해안에서만 나타났던 아열대성 기후 특성이 이제 전남 내륙과 동해안으로 북상한 상태다. 온실가스가 현재 수준으로 배출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은 16일 1981~2025년 전국 66개 지점의 기온·강수량 관측자료와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활용해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과 미래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기상청은 기온상승이 단순한 온난화를 넘어 우리나라의 기후체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53년(1973~2025년)동안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0.30℃씩 상승했다. 특히 최근 3년인 2023~2025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1~3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기온은 2024년 14.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2025년과 2023년은 각각 13.7℃로 뒤를 이었다.

아열대 기후는 일반적으로 월평균기온 10℃ 이상인 달이 연간 8개월 이상인 경우로 분류된다. 기상청이 적용한 트레와다(Trewartha) 기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은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만 해당해 온대기후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11월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일부 지역은 이미 아열대 기후조건을 충족하기 시작했다. 30년 평균 기준으로 보면 제주와 부산, 여수, 목포, 통영, 거제, 포항 등 남해안과 제주 지역 14개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했다. 울산도 1991~2020년부터 새롭게 아열대 기후 조건에 포함됐다.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는 더욱 뚜렷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14개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했지만 2010년대에는 광주가 추가됐고, 최근 10년(2016~2025년)에는 울진과 강릉까지 포함되면서 총 17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특히 광주와 강릉, 울진은 11월 평균기온이 10℃ 안팎까지 상승하며 아열대 기후 특성이 강화됐다. 영덕과 속초도 11월 평균기온이 각각 9.9℃와 9.6℃까지 상승해 아열대 기후 기준에 근접했다. 기상청은 최근 동해안 지역의 아열대화가 두드러지는 이유로 동해 해수면 온도 상승을 지목했다. 남부 내륙의 경우 전주와 대구는 최근 10년간 11월 평균기온이 각각 9.5℃까지 올랐고, 중부지방 역시 보령과 청주, 대전 등이 점차 아열대 기후 조건에 가까워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앞으로는 늦가을뿐 아니라 이른봄 기온 상승이 아열대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최근 3월 기온상승 속도가 매우 빠르며, 일부 내륙 지역에서는 3월 평균기온이 11월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11월이 아닌 3월이 아열대 기후 조건 충족의 핵심 요인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래 전망은 더욱 뚜렷하다. 기상청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 기반의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2040년 전후에는 전남·경남 해안과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열대 기후 특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강원 영서를 제외한 사실상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실가스 감축이 성공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도 2081~2100년에는 아열대 기후가 내륙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기후대의 변화가 단순한 기온상승에 그치지 않고 농업과 생태계, 수산업, 식생 분포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극한기상이 빈번해지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감시와 미래 전망 분석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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