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국무장관도 합의에 반대했다···커지는 종전 합의안 공개 요구 목소리

최경윤 기자 2026. 6. 16. 15: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왼쪽)이 지난 4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이란 관련 브리핑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을 지켜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앞서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합의 추진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MOU 문안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 합의가 미국에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합의문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5일(현지시간)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합의 발표 준비 과정에서 랫클리프 국장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이 이란의 핵 관련 절차 이행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합의 발표에 앞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이란이 미국과 중재국에 전달한 입장과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미 정보기관 보고가 공유됐다. 랫클리프 국장과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핵 관련 절차를 이행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스티브 윗코프 미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J D 밴스 미 부통령은 합의에 찬성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액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사안에서도 모든 의견을 경청한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CIA와 국무부는 논평을 거부했다.

이란 시민이 14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의 반미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UPI연합뉴스

이번 MOU는 총 14개 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이란 협상단은 오는 19일 만나 협상의 다음 단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측은 60일 이내 핵 프로그램 등과 관련한 추가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문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MOU 문안대로라면 이란이 미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핵 합의에 서명하지 않는 한 이란에 더 유리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양측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으며, 추후 최종 협상(핵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우라늄 농축 문제 및 기타 상호 합의 사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핵 협상에서는 9000㎏ 이상의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또 이란이 보유한 모든 농축 우라늄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희석하는 방안이 최소한의 조건으로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합의문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 성향 잡지 내셔널리뷰는 ‘이란과의 합의문을 공개하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도 받지 않고, 국민에게 전쟁의 명분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전쟁을 시작했다”며 “이제는 합의문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채 전쟁을 끝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합의문 내용을 놓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합의문 공개를 요구했다.

앞서 린지 그레이엄 미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란에 대한 미국 협상팀의 주장과 이란의 입장이 다른 것 같아 다소 우려된다”며 문서를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MOU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원천 차단하고 고농축 우라늄 보유를 금지하며 세계 에너지 공급을 인질로 삼지 못하도록 해 미국 행정부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모든 레드라인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최종 합의에만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