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등 여교사 컵에 체액, 의자에 소변 테러 ‘엽기 범행’ 충격

16일 제주교사노동조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서귀포시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20대 여교사 A씨의 개인 텀블러에서 남성의 체액이 발견됐고, 학교 측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이뤄졌다.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여 만인 이달 초에도 같은 교실에서 2차 범행이 발생했다.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신변에 위협을 느낀 피해 교사가 병가에 들어간 사이, 외부인이 다시 침입해 교사용 의자에 소변을 누고 도주한 것이 5일 확인됐다.
경찰은 1차 사건 이후 학교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모 고등학교 재학생 B군을 피의자로 특정해 검거했다. 범행은 두 차례 모두 학교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전날 저녁에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B군은 경찰 조사에서 "교사를 타깃으로 한 범죄가 아니다", "교실에 간식이 있어서 들어갔다"며 범행의 목적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범행 이후 같은 장소에서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학교는 무방비했다. B군은 1차 범행과 동일하게 학교 교실에 무단 침입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학급 주변에 CCTV가 추가 설치됐지만, 외부인의 출입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더 큰 문제는 B군에 적용된 혐의가 단순 건조물침입, 재물손괴 수준이라는 점이다. 경찰은 두 차례의 범행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성 관련 혐의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교사 측은 B군의 주장과는 달리 간식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물함 내부에 있었으며, 두 차례 모두 교사의 가장 사적인 공간과 물품을 조준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표적 범죄라고 반박하고 있다.
A교사는 현재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며 병가를 낸 상태다. 해당 학급의 초등학생들 역시 교실을 도서관으로 옮겨 임시로 수업을 받는 등 심각한 학습권 침해와 불안을 겪고 있다.
제주교사노조는 "교권과 학교 안전이 완전히 무너진 지금의 현실을 보여주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교육당국과 경찰 수사당국이 공조해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외부인이 손쉽게 학교 내, 교실까지 진입할 수 있고 학생과 교사 모두가 학교 안팎에서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학교 시설의 개방형 구조와 출입 관리의 공백이라는 동일한 문제가 원인이 돼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교사 대상 추가적인 범죄 엄정 수사 △피의자 휴대폰, PC, SNS 등 온라인 추가 범죄 수사 △개방형 학교구조 개선을 위한 학교 안전망을 전면 강화 △파해 교사에 대해 보호 및 회복 지원 △학교 전반 안전 문제 진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