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계 의혹 받은 한국 통신사…앤스로픽·백악관 충돌의 도화선 됐나
한국 통신사 접근 허용이 결정적 계기
아마존 보안 경고에 결국 모델 중단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앤스로픽이 최신 AI 모델 미토스의 사전 접근 권한을 당초 정부 승인 범위를 넘어 확대 제공한 사실을 확인한 뒤 수주 전부터 수출통제 조치를 검토해왔다.
사안에 정통한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몇 주 전 미토스를 우선 사용할 수 있는 기관 111곳의 명단을 정부에 제출했고 정부는 이를 검토한 뒤 승인했다. 당시 미토스는 해킹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가안보 차원의 관리 대상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앤스로픽은 정부 승인 없이 약 50개 기관에 추가로 접근 권한을 부여했다. WP는 “백악관은 며칠 동안 추가 수혜 기관 명단조차 전달받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의 보안 통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추가 명단이 제출되면서 더욱 확대됐다. 행정부는 이들 가운데 한 곳이 중국과 연계됐다고 의심하는 한국 통신기업(South Korean telecommunications company)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 기업 명단에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만 포함돼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미 행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 미토스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111개 기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백악관 관계자들이 문제 삼은 한국 통신사가 어디인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앤스로픽은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이 기업의 접근 권한을 회수했지만 이미 신뢰는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고 WP는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접근 권한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 이후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등 안보 기관들은 수출통제 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행정부 인사들은 지나친 대응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결정타는 아마존이 날렸다. 아마존은 지난주 앤스로픽의 신형 모델에서 보안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정부에 알렸고, 백악관은 이를 추가적인 관리 실패 사례로 판단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상무부가 수출통제를 발동했고, 앤스로픽은 모델 공개 3일 만인 지난 12일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앤스로픽 측은 정부가 문제 삼은 취약점이 기존에 알려진 경미한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한국 기업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긴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보안 문제가 아니라 누적된 불신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 관계자는 “회사가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양측 갈등은 올해 들어 더욱 심화됐다. 앤스로픽은 그동안 AI 규제 필요성을 적극 주장해 왔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각종 규제 정책에도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 회사에는 바이든 행정부 출신 인사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주도해온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규제보다 기술 개발 가속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국방부와 앤스로픽이 AI 기술의 군사 활용 범위를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양측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는 앤스로픽이 미토스 접근 권한을 받은 모든 기관을 명확히 파악하고, 페이블 프로젝트의 보안 장치를 강화했다고 판단되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오픈AI 등 다른 AI 기업이나 기존 앤스로픽 모델에 대한 추가 제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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