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만 공짜였는데…서울 70세 이상 어르신 버스도 무료 되나

서울에서 현재 도시철도에만 적용하는 '고령층 대중교통 요금 지원'을 시내·마을버스로 확장하는 조례안이 추진된다. 이번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70세 이상 고령층에게 버스 교통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1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이달 24일 제336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이달 9일 이병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동대문1)이 발의한 해당 조례안은 전날(15일)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 조례안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70세 이상 주민 가운데 서울시장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에게 예산 범위 안에서 교통비 일부 또는 전액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 대상 교통수단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조례안에는 시장이 매년 어르신 교통비 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원 대상, 지원 금액, 지급 방법 등 세부 사항은 시장이 정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현행 노인복지법상 고령층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지하철 노선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며 "거주 지역에 따른 교통복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령층 무임승차 지원에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회 사무처는 조례안이 시행돼 70세 이상 주민에게 버스 무임교통카드를 발급할 경우 향후 5년간 총 5788억60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예산 추정 규모는 2027년 1047억2000여만원, 2028년 1099억5000여만원, 2029년 1154억4000여만원, 2030년 1212억1000여만원, 2031년 1275억4000여만원이다.
예산 추계는 월 대중교통 이용 건수에 버스 이용 비율과 평균 버스 운임을 적용해 월간 이용 요금을 추정한 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한 결과다. 고령화로 매년 70세 이상 인구가 5%가량 증가하고, 버스 운임이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에 따라 산출됐다.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시행 여부와 시기는 서울시의 예산 편성, 지원 방식 결정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교통비 지원 제도를 도입할 경우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절차도 거쳐야 할 수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조례안 마련된다고 해서 곧바로 서울 버스 전면 무임승차가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울시 정책에 따라 실제 지원 대상과 지원 한도가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조례안 처리 결과와 재정 여건 등을 검토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어르신 교통비 100%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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