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섬 생명 지키는 병원선은 5척이 전부…전남, 2척이 9천41명 관리

오승현 기자 2026. 6. 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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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차서 조사 결과
병원선, 법상 의료기관서 제외
유인섬 10곳 중 6곳 무의촌
운영비 절반 이상 유류비
법적 지위 정립 목소리 커져

사람이 살고 있는 국내 섬 지역의 상당수가 보건의료시설이 없는 무의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육지에서 출항하는 병원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정작 병원선은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유인섬은 1년 전보다 7곳 증가한 480곳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약국을 제외하고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 같은 최소한의 보건의료시설을 구축한 섬은 19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88곳의 주민들은 아파도 갈 수 있는 의료기관이 아예 없는 셈이다. 특히 충남 태안군 신진도는 주민 840명이 거주해 미설치 섬 중 인구가 가장 많음에도 이용 가능한 시설은 약국 1곳뿐이다.

이러한 취약 지역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재 전남 2척, 경남·인천·충남 각 1척 등 총 5척의 병원선이 가동 중이다. 이들 선박에는 공중보건의사 3~4명과 간호사 등이 승선하며 지자체에 따라 임상병리사나 물리치료사가 동행해 내과, 치과, 한의과 진료를 수행한다.

각 병원선이 담당하는 섬은 적게는 17곳에서 많게는 90곳에 달한다. 관리하는 주민 수는 인천 1만 9천452명, 전남 9천41명, 충남 3천221명, 경남 2천379명 순이다. 이들이 지난 1년간 실시한 진료와 검사는 선박별로 최소 5천여 명에서 최대 2만 5천여 명에 이른다.

주민 건강의 핵심 보루 역할을 하고 있으나 병원선의 운영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 명확한 상위법령 없이 보건복지부 훈령인 '병원선 및 쾌속후송선 관리운영 규정'과 각 지자체의 조례에만 근거하고 있다. 실질적인 의료 행위가 이뤄짐에도 지역보건법이나 의료법상 의료기관에 포함되지 않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앞서 제21대 국회에서 이들을 요양기관이나 검진기관으로 인정하는 '병원선 3법'이 제안되기도 했으나 임기 만료로 전부 무산됐다.

법적 지위가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다양한 불이익이 발생한다.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 연동이 불가능해 기존 보건소와 환자 데이터를 공유할 수 없고, 조세특례제한법상의 면세유 혜택에서도 제외된다. 현재 병원선 1척당 연간 7억 5천만 원에서 1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면세 혜택 실종으로 유류비가 전체 운영비의 50~60%를 점유하며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키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병원선은 섬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핵심 공공보건 인프라"라며 "법적 지위 정립과 건강보험·건강검진 제도 연계, 운영비 지원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