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일 시켜준다더니 수천만원 빚”…중고차 대출 사기 주의보

김혜란 기자(kim.hyeran@mk.co.kr) 2026. 6. 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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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구직자 대상 사기 급증
일부 취업 알선업체가 택배·화물차 운송 업무를 하려는 구직자에게 그럴듯한 광고로 접근한 뒤 대출을 받게 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은 청년 구직자와 고령층 퇴직자를 노린 중고차·화물차 대출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일부 알선업체는 대형 물류기업 물량을 확보했다거나 운송기사 취업을 지원해준다고 홍보하면서 ‘초기 비용 없이 차량을 지원해준다’거나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식의 광고로 구직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직자에게 수천만원대 대출을 받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상담 이후에는 화물트럭 등을 할부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데 차량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각종 부대비용과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추가 대출까지 받게 한 뒤 알선업체가 수천만원대 수수료를 챙긴다.

문제는 차량을 산 뒤에도 광고와 달리 운송 일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결국 구직자는 차량 할부금과 지입료 부담만 떠안게 된다. 이후 할부금융계약의 취소나 피해구제를 요구해도 대출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아 금융회사를 통한 구제가 쉽지 않다.

고령층 퇴직자를 노린 한 대출 사기도 잇따르고 있다. 사기범들은 정부지원 사업이라고 속이며 중고차를 할부로 구매하면 차량 할부금과 수익금을 지원해준다고 접근해 피해자들에게 중고차 할부 계약을 맺게 만든다.

피해자들은 중고차 매매상사와 차량 계약서를 작성해 금융회사에서 수천만원대 할부 대출을 받고, 별도로 차량 가격을 낮춰 적은 이면계약서도 작성한다. 이후 이면계약에 따라 매매상사는 대출금 가운데 차량 가격 등을 제외한 차액 수천만원을 피해자 계좌로 보내고, 피해자는 이를 다시 사기범 계좌로 송금한다. 사기범들은 처음 몇 달간은 할부금을 대신 내주며 안심시킨 뒤 잠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해자가 금융회사에 문제를 제기해도, 이면계약 등이 있었던 만큼 피해 구제가 어려운 사례가 대부분이다.

금감원은 정부 지원 사업 등을 이유로 이면계약 체결을 요구하면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차량 시세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꼭 필요한 만큼만 대출받아야 하며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 계약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고차 딜러 등 제3자에게 계약 체결을 맡겼다가 원하지 않는 계약이 체결돼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며 “상담했던 것과 다른 차량으로 계약되거나 의도치 않게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피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계약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체결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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