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카타르 월드컵 모로코전이 떠올랐다”…또 불안한 스타트를 끊은 스페인, 점유율 축구의 한계

윤은용 기자 2026. 6. 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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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 A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모로코전 패배가 떠올랐다.”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카보베르데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이 충격적인 0-0 무승부로 끝난 뒤 로이터통신이 스페인의 패배를 비판하면서 올린 문구다.

스페인은 카타르 월드컵 때 16강에서 모로코를 만나 의미없는 패스만 반복하며 점유율에 집착하다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비겼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패해 탈락했다.

‘티키타카’로 대변되는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으로 정점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후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에 대항하는 전술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스페인도 하향세를 탔다. 2014 브라질 월드컵(조별리그 탈락), 2018 러시아 월드컵,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이상 16강)까지 스페인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애틀랜타 | AP연합뉴스

이랬던 스페인이 유로 2024 우승을 기점으로 다시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올라서면서 이번 월드컵에 거는 기대가 많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데라푸엔테 감독은 페드리, 라민 야말(바르셀로나),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등 젊고 재능 넘치는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세대 교체’를 이뤘고, 실제로 국제대회와 A매치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스페인 출신 감독답게 데라푸엔테 감독도 결국 점유율을 놓지 못했다. 빠른 템포와 압박 등을 적절하게 섞었다는 평가를 듣긴 했지만, 단기전인 월드컵에서는 또 ‘표적’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날 카보베르데전이 그랬다. 스페인은 점유율에서 65%-25%(경합 10%)로 크게 앞섰다. 여기에 패스를 무려 811회나 시도해 306회에 그친 카보베르데를 두 배 이상 압도했다. 성공률도 93.1%에 달했다.

루이스 데라푸엔테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 애틀랜타 | EPA연합뉴스

하지만 시작부터 웅크리고 있는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이런 수치는 모두 무의미한 것이었다. 스페인은 이날 슈팅도 27번이나 시도했는데, 유효슈팅은 고작 7번에 그쳐 효율이 그리 뛰어나지 못했다. CBS스포츠는 “스페인이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볼 터치 534회, 점유율 74%를 기록했지만 정작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점유 시퀀스는 30회에 그쳤다”며 “스페인의 전형적인 점유율 축구가 너무 느리고 어색했다. 공은 지켰지만 결정적인 날카로움이 너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대였던 카보베르데의 페드루 브리투 감독의 말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브리투 감독은 스페인전이 끝난 뒤 “스페인이 경기 내내 공을 소유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를 통제한다는 것이 단순히 공을 점유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통제했다. 물론 공격으로 전환하는 장면을 더 많이 만들고 싶었지만, 스페인은 상대하기 매우 어려운 팀이었다. 그래서 이번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팀들은 수비 조직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월드컵에서는 통계적으로도 공수 전환 상황이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의미없는 점유율보다는 ‘실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애틀랜타 |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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