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독립선언에도 ‘엔비디아 독재’ 끄덕없다…추론칩서도 넘사벽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6. 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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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MS·아마존 자체AI칩 개발 불구
추론 시장 점유율 1년새 66%→74%
젠슨황 “추론이 돈” 그록인력도 흡수
250억弗 회사채 발행해 투자금 확보
빅테크 ‘탈엔비디아’ 외쳤지만…엔비디아, 추론칩 점유율 74% [그림=챗GPT]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며 ‘탈(脫) 엔비디아’를 선언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지배력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추론’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이 1년 새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추론칩 점유율, 66%서 74%로
15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AI 추론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현재 74%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에서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추론은 이미 학습된 AI 모델이 실제 사용자 요청에 답변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챗GPT에 질문을 입력하거나 AI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대부분의 연산이 여기에 해당한다. AI 산업이 연구 단계에서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추론 시장은 학습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AI 연산 수요의 60%가 추론에 사용되고 있으며 연말에는 이 비중이 3분의 2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추론 비중은 2023년 33%, 2025년 50%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추론 시장 확대는 AI 기업들의 매출 증가와도 직결된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주요 AI 스타트업 34곳의 연환산 매출은 최근 80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1년 반 전 약 70억달러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대만 컴퓨텍스 행사에서 “추론이 곧 돈”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추론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기술 사용권 확보에 200억달러를 투입한 것도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구글의 탠서처리장치(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MS와 오픈AI의 자체 칩, 메타의 AI 가속기 등이 엔비디아 점유율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AMD와 세레브라스 같은 독립 반도체 기업들도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로는 엔비디아가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더 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지난 4월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 가운데 55%인 410억달러를 추론용 반도체 판매에서 거둔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글로벌 추론 반도체 시장 규모는 분기 560억달러 수준이다.

엔비디아, 250억달러 회사채 발행
황 CEO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추론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매우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앤스로픽과의 협력 확대, 신규 AI 스타트업 성장 등을 점유율 상승 배경으로 언급했다.

AI 학습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배력은 막강하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모델 학습용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필요한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는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50억달러 규모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목표였던 200억달러보다 규모를 확대했으며, 투자자 주문은 850억달러 이상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2021년 이후 첫 공모 채권 발행이다. 엔비디아는 조달 자금을 기존 부채 상환과 전략적 투자, 일반 기업 운영 자금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막대한 현금흐름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장기 자금을 확보해 AI 생태계 투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올해 2000억달러 이상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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