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커진 ETF 시장…운용사들 '광고 전쟁'에 수십억 쏟아붓는다
광고비 급증·유사 상품 난립…투자자 피로감 확산
"결국 성패는 수익률" 질적 경쟁 전환 목소리
![지난 5월 27일 거래되고 있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화면. [출처=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6/552778-MxRVZOo/20260616114731455cltt.jpg)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열 경쟁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ETF 시장 순자산가치는 50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00조원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반년도 채 되지 않은 단기간에 200조원 넘게 급성장한 것이다.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광고선전비용 지출 급증
시장이 가파르게 팽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생존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다수의 자산운용사에서 광고선전비 지출이 급증한 모습이 포착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 1분기(39억원) 대비 15% 가량 증가한 45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다. 이는 1분기 업계 최대 규모다. 지난해 44억원으로 마케팅에 적극 나섰던 삼성자산운용은 40억원으로 광고선전비 집행 규모를 다소 줄였으나 여전히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 점유율 3~4위권인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도 각각 7억2000만원, 6억8400만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억8600만원에서 대폭 늘렸다. 신한자산운용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린 4억원, 하나자산운용은 9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마케팅 비용을 크게 확대했다.
이외에 브아이아피자산운용은 165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광고선전비용을 확대했다. 3월 결산 기준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전년 10억원에서 19억원으로 연간 광고선전비 규모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ETF 시장 규모 추이. [출처= 한국거래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6/552778-MxRVZOo/20260616114732697iore.png)
◆뺏고 뺏기는 시장점유율…생존 위한 마케팅 토로
ETF 시장에서 촘촘한 자산운용사간 시장점유율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콤 CHECK 단말기에 따르면 전일 기준 삼성자산운용(39.53%)과 미래에셋자산운용(31.30%)이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3위부터는 순위 변동이 잦다. 연초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3위를 차지했다면 현재는 KB자산운용이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7위였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은 9위로, 8위와 9위였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은 한계단씩 순위가 올랐다. 6위부터 10위까지 2%p 차이도 나지 않아 순위가 금방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슷한 상품을 두고 유사한 상품들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 8개 자산운용사에서 2개씩 동시에 출시됐고, 최근에는 스페이스X 편입을 통한 우주 테마 ETF 상품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일부 ETF 상품들은 스페이스X를 상장 당일 편입한다고 고지했다가 철회하고, 스페이스X를 공모가로 편입을 한다고 했으나 공모 물량을 받지 못하는 등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과열된 경쟁에 노이즈가 심해지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나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운용업계가 ETF 위주로 재편된 데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자산운용사간 과열 경쟁에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스마트한 투자자들은 보수부터 포트폴리오 편입 비중, 투자 전략 등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질적 차별화에 더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좋은 상품을 가려내는 투자자들의 선별 능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단순한 테마 좇기나 물량 공세를 넘어, 앞으로는 보다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와 정교한 투자 전략을 갖춘 상품 개발 능력이 운용사의 진정한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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