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OPS 1.169’ 오명진, 어쩌면 ‘녹색 신호등’이 됐던 ‘그날 감독실 호출’

6월 들어 두산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는 최근 음원 차트를 접수하려는 ‘늦깍이 쇼츠 스타’ 양의지다. 양의지는 지난 6월3일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0.342 6홈런 12타점에 OPS 1.237을 찍고 있다. 양의지 못지않게 6월의 두산 타선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선수는 오명진이다. 오명진은 15일 현재 6월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4타점에 OPS 1.169를 기록하고 있다.
오명진의 매력은 히팅 포인트에서 타구에 힘을 싣는 감각이 탁월한 데 있다. 두산 벤치와 프런트 모두에서 오명진이 아직 다 터뜨리지 못한 잠재력을 그곳에서 찾고 있다. 6월 들어 기록한 11안타 중 홈런 1개에 2루타와 3루타를 2개씩 때릴 만큼 언제든 장타력을 뿜어낼 스윙 밸런스를 갖고 있다.
최근 오명진의 변화를 끌어낸 것은 오명진의 노력에 따른 것이겠지만, 그날 감독실 호출 뒤의 마음가짐 때문일 수도 있다.
오명진의 올해 여름을 예고하는, 복선이 깔리는 시간이었다. 지난 5월14일 광주 KIA전. 선발 1루수로 출전했던 오명진은 2회말 2사 2·3루에서 박재현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실책으로 2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그날 경기를 접전 끝에 3-5로 놓쳤다.

서울로 올라와 주말 잠실 롯데전. 김원형 감독이 오명진을 따로 불렀다. 그날까지 타율 0.207, OPS 0.673으로 타격으로는 내세울 게 없는 상황. 오명진은 또 한번의 2군행을 예감하며 감독실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오명진은 생각지도 못한 격려를 들었다. 김원형 감독은 “명진이 너, 2군으로 내리지 않을 거다. 자신 있게만 해봐라”라며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했다. 벌을 받는 마음으로 김원형 감독을 찾았던 오명진은 뜻밖의 선물이라도 받은 듯 벅찬 마음으로 방망이를 더 꽉 쥐고 배팅케이지를 향할 수 있었다.

타자 유망주로 딱지를 달고 다니는 숱한 선수들이 한 타석을 위해 수천 번 스윙 훈련을 하고도 실전에서는 노력의 결과를 조금도 입증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적잖다. 그런데 때로는 수천 번의 스윙보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실전에서의 이상적 스윙을 끌어내기도 한다.
올시즌 잠재력을 끌어내며 한 단계 도약한 LG 송찬의, 산전수전 다 겪은 뒤 고향 같은 히어로즈로 돌아와 특유의 정교함을 되찾고 있는 키움 서건창 모두 ‘스윙 변화의 근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마음’이라는 같은 대답을 했다. 경험치를 점점 늘려가고 있는 오명진도 어쩌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 않을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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