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패스·27슈팅에도 0골...ESPN, "야말 없는 스페인은 평범하다"

정승우 2026. 6. 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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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스페인은 원래 월드컵 첫 경기에서 자주 흔들렸다. 하지만 카보베르데와의 0-0 무승부까지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유럽 챔피언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스페인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카보베르데와 득점 없이 비겼다.

기록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스페인은 이날 슈팅 27개, 유효 슈팅 7개를 기록했다. 기대득점(xG)도 2.29에 달했다. 반면 카보베르데의 기대득점은 0.29에 불과했다. 점유율 역시 압도적이었고 패스 성공 횟수는 700회를 훌쩍 넘겼다.

끝내 골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 'ESPN'은 경기 후 "스페인은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라민 야말의 부재를 절실히 느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애틀랜타 곳곳에는 야말의 광고판이 걸려 있었지만, 정작 경기장 안에서 그는 벤치에 머물렀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야말은 출전 가능하지만 선발로 나설 준비는 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결과는 경기 내용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유로 2024 우승 당시 스페인의 공격은 야말과 니코 윌리엄스의 폭발적인 측면 돌파를 기반으로 완성됐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최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야말 역시 지난 4월 바르셀로나에서 당한 부상 여파로 아직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

ESPN은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에 대한 가장 큰 의문은 야말과 최고의 컨디션을 갖춘 윌리엄스 없이도 강력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가였다"라며 "카보베르데전 무승부 이후 그 의문은 더욱 커졌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야말 대신 가비를 왼쪽에, 페란 토레스를 오른쪽에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스페인은 측면 폭이 사라진 팀이 됐다. 공격 전개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됐고, 자연스럽게 마르크 쿠쿠렐라와 마르코스 요렌테가 측면 공격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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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리의 활용법도 아쉬움을 남겼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페드리를 공격진 가까이에 배치하며 미켈 오야르사발과 함께 전방 압박에 활용했다. 하지만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익숙해진 페드리는 기대만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 39분 쿠쿠렐라의 크로스를 받은 토레스가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이어진 오야르사발의 슈팅은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막판에는 아이메릭 라포르트의 헤더마저 보지냐가 쳐냈다.

모두 단발성 장면에 그쳤다는 점이 문제다. 경기 흐름이 답답하게 이어졌음에도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쉽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벤치 앞에서 계속 몸을 풀던 야말은 후반 70분이 돼서야 미켈 메리노와 함께 투입됐다.

관중들은 야말의 등장에 경기장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환호를 보냈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야말은 첫 터치부터 과감하게 수비수를 제쳤고, 곧바로 메리노의 슈팅 기회를 만들어냈다. 또 관중석을 향해 더 큰 응원을 유도하며 경기장 분위기까지 바꿨다.

시간이 부족했다. 니코 윌리엄스도 후반 42분 교체로 들어왔지만 결과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에는 카보베르데가 코너킥 상황에서 결승골에 가까운 기회를 만들며 스페인을 긴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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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카보베르데의 부비스타 감독은 "이 결과는 우리에게 모든 의미를 가진다. 전 세계가 우리의 조직력과 용기, 그리고 투지를 봤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반면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 팀은 믿을 수 있는 팀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신뢰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32경기 연속 패배하지 않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우리는 그냥 여기까지 온 팀이 아니다. 유럽 챔피언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독일은 퀴라소를 상대로 7골을 넣었고, 스웨덴은 튀니지를 상대로 5골을 기록했다. 개최국 미국도 파라과이를 상대로 4골을 터뜨렸다.

반면 우승 후보 스페인은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인구 52만 명의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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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스페인은 야말과 니코 윌리엄스의 몸 상태가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공격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결국 스페인의 가장 큰 수확은 승점 1점이 아니라 야말의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 그것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첫 경기가 남긴 숙제가 너무 많았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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