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은 했는데 못 믿는다?…美·이란 종전 합의의 균열[美·이란 종전 합의]

박시진 기자 2026. 6. 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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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서명 이미 진행…서명식은 19일
양국 내부에서 회의론…의구심 들어
초기 목표 달성 실패에 네타냐후 경질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에비앙에 도착해 생각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서명식 행사에 앞서 전자 방식으로 종전 양해각서(MOU)에 미리 서명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에 양국 내부에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양측 모두 서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힌 데다 각각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서다. 전쟁에 가담한 이스라엘에서는 전쟁이 실패했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대(對)이란 협상팀 수석대표인 JD 밴스 부통령의 언론 인터뷰와 행정부 고위 당국자 브리핑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지난 14일 이미 종전 MOU에 전자 방식으로 서명했다. 서명식은 이와 별도로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에게 이란이 핵 합의안을 준수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정보 평가를 진행한 결과 “MOU 발표에 앞선 내부 회의에서 이란이 합의 조건을 준수할지 우려가 나왔고 회의론이 널리 퍼졌다”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란 내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강경 성향 매체 라자 뉴스는 미국·이란 간 합의를 둘러싼 이란 관리들의 반응을 비판했다. 그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방패로 합의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자 뉴스는 “합의 발표 불과 몇 시간 만에 정부 관리들은 합의를 정당화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지도부를 방패로 삼는 익숙한 수법을 다시 썼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메이삼 조후리안 국회의원은 MOU 서명식이 언론의 관심거리에 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자 평화 협정에서 궁극적으로 남은 것은 사진과 이미지뿐”이라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끝나지 않았고 허구의 530억 달러(약 80조 원) 재건 기금 역시 한 푼도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도 제네바 공식 서명식 참여 제안을 받아들이지 말아달라”며 “국민이 원하는 이미지도 아니고 서명할 합리적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양측 모두 MOU에 회의론을 펴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도 불확실해졌다. 전쟁 초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다.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피어스 모건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이 총리직에 복귀할 경우 이란에 타협 없는 입장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베넷 전 총리는 “곧 이스라엘에 새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내가 그 정부를 이끌게 되기를 바란다”며 “나는 당신들에게 악몽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나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당신들에게 희망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합의문은 24∼48시간 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19일보다 앞선 시점이다. 이 MOU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60일간 통행료 없이 개방된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통행료가 영구 면제된다는 내용은 아직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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