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日·유럽 기업에서 3000억달러 걷어 이란 재건”
미 관리 “미 정부 기금 아니고, 막대한 자원 개발에 관심 많은 민간 기업들 투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 합의를 포함하는 최종 합의에 동의할 경우, 이란을 위해 3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금을 조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미국 정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과 더불어 3000억 달러의 이란 재건 기금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 관리는 제재 완화와 재건 기금의 ‘인센티브’는 이란이 앞으로 미국과 공식 서명할 휴전 양해각서를 준수하는 데 있어서 ‘이행 성과(performance)’와 연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이 기금의 조성은 휴전 합의(MOU)이후 60일 간 진행될 이란의 핵물질 폐기,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등의 조치가 이행된 이후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기금의 구조와 운영 방식은 아직 불분명하나, FT는 이 관리가 이 기금이 각국 정부들의 자금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같은 기금의 조성과 집행 방안은 MOU에는 명시되지 않으나, 협상 과정에서 이란 측에게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리는 이 기금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9000만 인구의 국가인 이란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조성될 것”이라며 “유럽의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그렇고, 한국, 일본 등에서도 그렇다. 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FT에 “제재가 해제된다면, 이 기금 규모는 상당할 것이며 매우 거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 D 밴스 부통령도 CBS 뉴스 인터뷰에서 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 기금은 이란이 자신들의 의무를 이행하는 한, 이란이 접근할 수 있는 종류의 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에 제안해 온 재정적 인센티브의 규모는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많고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주제였다.
이미 이란 혁명수비대는 15일 “휴전 합의(MOU)에 따라,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 240억 달러는 앞으로 있을 60일 협상 기간에 받게 되며, 이중 절반은 협상 시작하기 전에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런 240억 달러 주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이란과 얘기해온 문구의 어디에도 없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슬람 정권에 보상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나머지 유엔 안보리 4개국, 독일과 함께 이란 핵합의(JCPOA)에 서명한 뒤에 “현금이 가득 실린 상자들(pallets of cash)을 보냈다”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는 2015년 이란과의 핵 합의가 체결된 뒤 17억 달러 어치에 달하는 막대한 유로화와 스위스 프랑 등 현금 다발을 거대한 받침대(pallets)에 실어 비행기로 이란에 수송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돈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전에 이란이 미국산 무기를 구입하려고 미국에 예치했던 원금 4억 달러와 불어난 이자였다.
미국은 수십년 동안 “돈을 돌려달라”는 이란 이슬람 정권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지만, 2015년 핵 합의를 한 뒤 원래 이란 소유인 이 돈을 현금 다발로 돌려줬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로 인해 미국 은행 송금과 달러 결제가 제한돼 있어 이 방식을 써야 했다고 해명했지만, 트럼프는 이후 “오바마가 이란에 막대한 현금 다발을 보냈다”고 공격했다.
FT는 “이번 양해각서를 비판하는 이들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재정적 인센티브 규모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합의된 것보다 훨씬 크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에 동결돼 있는 이란 자산의 해제와 3000억 달러 재건 기금 등 모든 경제적 완화 조치는 ▲핵 협상의 진전 상황 ▲최종 합의 도출 여부에 달려 있으며,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미국이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초기 단계에서 일부 작은 규모의 재정적 완화 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대규모 재건 기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한 개별 행위(benchmarks)보다는 합의를 이행하는지에 대한 미국 측의 주관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에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이미 파괴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시설의 ‘재건 불능화’와, 6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440㎏을 포함한 9000㎏의 농축 우라늄의 폐기ㆍ반출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이 관리는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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