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배우로서 늘 목말랐다" 채정안의 복귀작 '현재를 위하여'
폭력과 상처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하는 영화 한 편이 찾아왔다.
가정 폭력 피해자인 17살 소녀와 실종된 딸을 찾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현재를 위하여'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채정안이 10년 만에 스크린 컴백을 알린 복귀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채정안은 "관객을 이렇게 만난 건 10년 만인 것 같다. 굉장히 오래 걸린 것 같다"며 벅찬 소회를 전했다.
이어 "어떤 시절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던 게 있고 또 어떤 건 굉장히 머물러 있는 것들도 있다"며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굉장히 오래 걸린 느낌이 있고, 또 '현재를 위하여'를 찍었던 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를 위하여'는 오랜 시간 차기작을 고대하던 채정안에게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채정안은 "유튜버의 삶으로 새출발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었지만 항상 배우로서는 갈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 나이에 맞는, 제가 할 수 있는 작품과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현재를 위하여'를 만났다"고 밝혔다.
더불어 "무엇보다도 김다솜 감독님이 첫눈에 아주 크게 들어왔다. 이 사람 뭐가 될 것 같다, 거장이 되거라 하는 기대와 함께 시작했던 작품이었다"며 감독을 향한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극 중 채정안이 맡은 인물은 10년 전 딸을 잃어버리고 홀로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해인'이다.
김다솜 감독은 '해인' 캐릭터에 본인의 경험을 투영했다.
김다솜은 "제가 굉장히 힘든 시기에 식물을 키우는 취미 생활을 갖고 있었는데, 그때 화원 일이 굉장히 어렵고 생각보다 노동력이 강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노동을 하면서 치유되는 부분이 있었고, 그것이 정안 선배님하고 만났을 때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 배우가 가지고 있는 루틴과 자기의 생활을 지키는 힘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과 화원을 결합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러브콜을 보내게 됐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이에 채정안 역시 "화원에서 키우는 생명에 대한 무게를 싣고 살아가는 게 저도 공감이 갔던 것 같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현재와의 관계에서 서로 상처를 보듬어주기도 하고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또 쓰러뜨리기도 하는 관계가 굉장히 흥미로웠다"며 입체적인 캐릭터 서사에 만족감을 표했다.
황보운은 가정 폭력에 노출된 17살 소녀 '현재' 역을 맡아 채정안과 극 중 상처를 공유하며 호흡을 맞췄다.
데뷔 5년 차 신인 배우인 그는 "누군가한테 위로를 조금 받았던 부분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에게 치유가 되는 메시지가 담긴 영화에 참여하게 된다면 정말 의미도 있을 것 같았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감독님에 대해서 엄청 궁금했다. 어떻게 이렇게 연출하고 이런 글을 썼는지 궁금해서 감독님 뵙기 전에 대본을 엄청 많이 봤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대선배 채정안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는 솔직한 떨림을 고백하기도 했다.
황보운은 "처음엔 조금 무서웠던 것도 있다. 왜냐면 너무 선배고 저한테는 연예인이었다"며 "만나 뵙기 전에는 무서우면 어떡하지 하며 떨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기우와 달리 현장은 따뜻했다.
황보운은 "선배님이 너무 잘 챙겨주시고 성격이 너무 좋았다"며 "연기에 대해 긴장되는 부분을 풀어주시려고 노력도 많이 해주시고 먼저 다가와 주셔서 하나밖에 없는 제 선배님이 됐다"며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21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섬세하고 완벽한 워맨스 케미스트리를 완성한 두 사람은 촬영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마침내 개봉을 맞이하게 된 것에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황보운은 "이 영화를 촬영한 지 시간이 진짜 많이 흘렀는데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돼서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과 소문 좀 많이 내달라"고 당부했다.
채정안은 "'현재를 위하여'의 '현재'가 본인이 될 수도 있고, 주위에 둘러보면 '현재'가 있을 수도 있다"며 작품이 가진 보편적인 메시지를 짚었다.
그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의 위안을 기꺼이 받을 수 있는 용기도 가져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다"는 묵직한 바람을 건넸다.
누군가의 상처를 보듬는 따스한 손길 같은 영화 '현재를 위하여'는 오는 1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