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받는 신안 주민들… “돈이 돌고, 사람도 늘었어요”[지역 소멸 극복 현장을 가다]

김대우 기자 2026. 6. 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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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지역소멸 극복 현장을 가다
(1) 인구 700명 넘게 늘어난 신안군 안좌면
전국 첫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연금 지급
신안 인구 5년새 4349명 증가
소득창출로 소멸위기 극복 성과
작년 지역경제 파급효과 914억
2년 뒤엔 해상풍력 바람연금도
2023년 1월 상업 운전을 시작한 전남 신안군 안좌면 구대지구 192㎿ 규모 태양광발전시설(스마트팜&솔라시티2) 전경. 신안군청 제공

신안=김대우 기자

지방소멸 위기가 농어촌을 중심으로 현실화하는 가운데 주민 소득을 늘리는 것이 인구 유입과 지역 활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1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신안군은 전국 최초로 ‘햇빛연금’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인구 감소 흐름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매년 1000명 안팎씩 줄어들던 지역 인구는 2022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돼 지난해 4만1858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5월 말 현재 4만2207명을 기록했다. 약 5년 만에 4349명이 늘어난 것이다. 연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이어졌다. 신안군 분석에 따르면 햇빛연금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378억 원, 소비승수효과 352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4억 원에 달했다.

“햇빛연금 덕분에 소멸위기 지역에 인구가 늘고 활기가 돌아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습니다.”

지난 9일 전남 신안군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에서 만난 장철수(74) 씨는 “햇빛연금으로 농자재를 사고 식료품 구입 등 생활비로 쓰다 보니 지역에 돈이 돌아 식당과 카페가 생겨나는 등 섬마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좌도와 부속 섬인 자라도로 이뤄진 안좌면은 2019년 천사대교가 개통되기 전만 해도 육지와 동떨어진 섬마을이었다. 연륙교가 연결된 지금도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여러 개의 연도교를 지나야 갈 수 있는 신안에서도 벽지로 꼽힌다. 이런 안좌면에 최근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안좌면 인구는 3738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2021년) 2971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767명이 늘었다. 다른 농어촌들이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직면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2020년 12월 자라도에 24㎿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해 2021년 4월부터 주민들에게 햇빛연금을 지급하면서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안좌면 4개 권역 5개 발전소(328.25㎿)에서 2021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주민들에게 지급한 햇빛연금은 총 21차례, 113억4000만 원에 달한다.

햇빛연금을 받고 있는 안좌면 조합원 수는 3223명으로, 전체 주민의 86.2%가 가입했다. 2021년 초창기 조합원 수 1900여 명과 비교하면 1300명 넘게 늘었다. 조합원은 1만 원의 회비를 내면 가입할 수 있다.

신안군은 2018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정책(햇빛연금)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햇빛연금은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혁신적 모델이다.

주민과 신안군이 공동 협동조합을 구성해 태양광발전소 건립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사업자는 개발이익금을 연금형태로 조합원에게 분기별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채택해 올해부터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안좌면을 시작으로 지도읍(지도·사옥도), 임자도, 비금도, 자은도 등 5개 읍·면에 7개 주민·군 협동조합(총발전용량 849㎿)에 소속된 군민 2만368명이 햇빛·바람연금을 받고 있다. 이는 신안군 전체 14개 읍·면 군민 4만2207명의 약 49%에 달한다. 지난 4월 기준 누적 지급액은 386억 원으로 곧 4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햇빛연금은 발전소와의 거리에 따라 받는 액수가 다르다. 예컨대 100m 이내는 분기별 최대 68만 원, 1㎞ 이상은 10만 원을 주는 식이다. 가족 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한 한 가구는 연간 1500만 원이 넘는 연금을 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좌면 협동조합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소가 처음 추진될 때만 해도 전자파·소음·경관훼손 등 문제 때문에 주민 반발이 극심했었다”며 “하지만 연금이 나오고부터는 주소만 두고 있던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타 지역 사람들까지 유입되면서 인구가 크게 늘고 지금은 대기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안좌면 협동조합에는 주민 83명이 조합원 가입을 대기 중이라는 현황판이 걸려 있었다. 조합 측은 햇빛연금을 받으려는 전입인구가 늘자 조합원 가입에 연령대별 제한도 두고 있다. 만 40세 이하의 경우 전입신고일부터 연금 100%를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만, 50세 이하는 전입 시 50% 지급·1년 후 100%, 50세 초과는 전입 1년 후 50%·2년 후 100%를 지급한다. 연금의 지속성을 유지하고 젊은층 인구 유입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신안군 관계자는 “전입자가 늘어 조합원 가입에 유예기간을 두면서 대기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 말 증도와 신의(장산)에 각각 136㎿급과 60㎿급 태양광발전소가 준공되고, 2028년 390㎿ 규모의 우이해상풍력발전소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신안 전체 군민이 햇빛연금이나 바람연금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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