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벌었어’ 인증샷은 사실이었다... 증권 계좌에 10억 이상 꽂힌 부자 1년 만에 2.5배 늘어

곽창렬 기자 2026. 6.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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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우량주 담고 단기 급등주는 팔아 차익 실현
작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서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나란히 선 모습.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48)씨는 2021년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대에 머무르던 때 몇 년간 성과급 등을 모아 삼성전자 주식을 1억원쯤 샀다. 4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을 훌쩍 넘자 증권사 계좌에는 4억원쯤 잔고가 남아 있다.

코스피가 지난 1년간 2000대에서 8000대로 오르는 동안 국내 주요 증권사 계좌에 10억원 이상 예치한 자산가가 2.5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계좌인 만큼 ‘주식 부자’가 그만큼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주식으로 수억 원을 벌었다며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들을 놓고 진위 논란이 적지 않은데, 어느 정도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주로 ‘삼전닉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샀고, 단기에 급등한 종목은 이익을 내고 팔면서 투자 종목을 조정하기도 했다.

◇10억 이상 증권 계좌 2.5배로

16일 본지가 집계한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증권 등 4대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이 증권사들의 계좌 잔고가 10억원 이상인 고객이 올해 5월 말 16만2193명이었다. 계좌 잔고는 예치금과 주식 등 금융상품의 평가금을 합한 것이다. 이는 1년 전(6만5132명)의 약 2.5배 수준이다. 2년 전의 5만4009명의 약 3배에 달한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작년 5월 270조원에서 올해 5월 676조원으로 역시 2.5배쯤 불어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 자산가는 올해 5월 13만928명으로 1년 전(5만2003명)보다 약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는 1만3129명에서 3만1265명으로 약 2.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편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자산가도 올해 5월 209만727명으로 1년 전(114만8850명)의 1.8배 수준으로 늘어나며 200만명을 넘어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면서 고객들이 은행 계좌에 있던 돈을 빼내 증권사 계좌로 옮긴 영향도 있는 데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잔고가 불어난 것”이라고 했다. 4대 증권사만 집계한 것이어서, 모든 증권사를 따져보면 늘어난 주식 부자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김성규

◇자산가도 ‘삼전닉스’로 자산 불려

고액 자산가들은 대형주 위주 투자에 나서면서 자산을 불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이 올해 1월부터 이달 9일까지 자산 규모별 고객의 순매수·순매도 상위 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1억원 이상 자산가들은 모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를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 1~3위로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68%, SK하이닉스는 240%, 현대차는 115%가량 상승했다.

다만 4~5위는 자산 규모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자산 1억원 이상~10억원 미만 고객은 코스닥150 지수 상승률의 2배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10억원 이상~30억원 미만 자산가들은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다섯 번째로 많이 순매수하며 반도체 업황 개선에 더 크게 베팅했다.

30억원이 넘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삼성전자 우선주와 LG전자를 다음으로 많이 매수하며 시세 차익과 함께 배당 수익도 노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산가들이 시장을 이끄는 종목 위주로 비중을 늘리고, 일정 수익을 낸 종목은 팔아서 투자 종목을 조절하는 일반적인 투자 방식을 잘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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