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전자 해고 북미 영업 전 임원, 수백만 달러 '리베이트'…FBI도 수사 착수
허위 청구·유령법인 활용 정황...LG전자 내부 감사에서 비위적발
FBI 수사 끝 연방 검찰 기소

[더구루=김예지 기자] LG전자 북미법인에서 영업을 총괄하던 전 임원이 외부 마케팅 업체와 공모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허위 인보이스(청구서) 발행과 별도 법인 설립 등을 통해 회사 자금을 빼돌리고 이를 개인 주택 구입과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미국 뉴저지 연방검찰청과 연방법원 기소장에 따르면 브라이언 노만(Brian Normann) LG전자 북미법인 전 영업 책임자와 플로리다주 소재 마케팅 업체 GS 라인의 대표 앤서니 윌리엄 로시 3세(Anthony William Rossi III)가 최근 전신 사기 및 정직한 서비스 사기(Honest Services Fraud)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이번 범행은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영위하던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노만 전 임원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마케팅 및 판촉 업무를 로시가 운영하는 GS 라인에 집중 배정하고, 그 대가로 약 670만 달러(약 101억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GS 라인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LG전자로부터 약 3360만 달러(약 509억원)의 마케팅·판촉 사업비를 수령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일부가 허위 또는 과다 청구를 통해 집행됐으며, 노만이 그 대가로 약 67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2월 '팝업 지식재산권 홀딩스(PUIPH)'라는 법인을 설립해 자금 이동 통로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GS 라인 측이 실제 수행하지 않았거나 과장된 마케팅 비용을 청구하면 LG전자가 이를 지급하고, 최종적으로는 PUIPH를 통해 노만과 로시의 개인 계좌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구조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노만은 이렇게 가로챈 자금으로 200만 달러(약 30억원) 상당의 고급 주택을 매입하고 개인 주식 투자 계좌를 운영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LG전자와 GS 라인 간 민사소송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020년 LG전자의 내부 감사 과정에서 비위 정황이 감지되자 노만은 회사를 떠났지만, GS 라인 측은 지난 2023년 10월 LG전자를 상대로 미지급 대금과 계약 위반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전자는 같은 해 12월 답변서와 반소를 제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LG전자는 GS 라인뿐 아니라 △노만 △로시 △데보라 헐 로시(Deborah Hull Rossi) △애덤 가르시아(Adam Garcia) △저스틴 블리스(Justin Bliss) △허리 마케팅 그룹(Hurley Marketing Group) 등을 제3자 피고(Third-Party Defendant)로 추가하며 관련 의혹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
이후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연방 대배심이 노만과 로시를 정식 기소했다. 두 사람은 현재 뉴어크 연방법원에서 각각 기소인부절차를 마친 상태다. 검찰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범죄 수익에 대한 몰수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검찰이 제기한 혐의는 아직 재판을 통해 확정되지 않았으며, 미국 사법 절차상 피고인들은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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