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가 30분간 볼 터치 못했다···오야르사발, 60년 만의 대굴욕 ‘스페인 점유율 축구 흑역사’

우승 후보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약체국을 상대로 제대로 망신 당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사상 첫 월드컵 도전에 나선 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에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도 골문을 여는데 실패하며 치욕스러운 무승부에 그쳤다.
스페인은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보베르데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시종일관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골을 넣지 못하며 0-0으로 비겼다. 스페인은 점유율 74%를 기록하며 슈팅을 27개나 날리고도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미켈 오야르사발의 존재감 부재가 뼈아팠다. 슈팅 5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은 1개에 그쳤다.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그는 이날 30분 동안 단 한 번도 볼 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66년 이후 월드컵 60년 만에 나온 불명예 기록이다.
화려해 보이는 점유율 축구가 공격수의 고립 문제라는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스페인 공격 시스템이 완전히 차단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패스 점유율과 전개 과정에서는 스페인이 압도했다. 패스 성공률은 90%를 넘었고, 중원 장악력도 유지됐지만 파이널 서드에서의 창의성이 떨어졌다.

전반 내내 스페인은 박스 근처에서 반복적으로 공을 순환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무의미한 점유만 이어졌다. 후반 들어 부상에서 회복 중인 라민 야말 등을 투입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루이스 데라푸엔데 스페인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많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런 경기에서 필요한 신선함이 조금 부족했다”며 “그래도 30경기 이상 무패를 이어온 팀이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스페인은 점유율만 높았을 뿐 실질적인 위협은 부족했다”고 평가했고, 스카이스포츠는 “이 정도 점유율로 득점하지 못한 것은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ESPN 역시 “스페인의 공격은 예측 가능했고, 카보베르데는 완벽하게 대비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초반부터 득점력 문제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압도적인 경기 운영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만들지 못한 이번 경기는 스페인 축구의 전술 구조 전반에 대한 의문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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