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던 편집, 이제 AI가”…MBC, 'AX원스톱바우처 사업' 선정
"방송 제작 환경 패러다임 바꿀 전환점 될 것"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MBC가 기획한 미디어 분야 인공지능(AI) 전환(AX) 프로젝트가 정부의 ‘AX원스톱바우처 사업’에 선정됐다. MBC는 방송 제작의 핵심 단계인 후반 제작(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을 AI로 새롭게 정의하는 솔루션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MBC 컨소시엄은 영상을 단순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맥락까지 ‘이해’하는 핵심 AI 엔진(맥락 인지 AI)을 만들어 방송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솔루션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영상 분석 AI는 화면 속 사물·인물을 인식하거나 음성을 자막으로 받아쓰는 수준에 머물렀고, 그 장면이 프로그램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흐름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MBC 컨소시엄은 기존 영상 분석 AI의 한계를 넘기 위해 ‘미디어 온톨로지(Media Ontology)’를 구축한다. 미디어 온톨로지는 영상 속 인물·발화·감정·장면 맥락 등 흩어져 있던 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AI가 영상 전체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지식 체계를 말한다. 60년 넘게 쌓아온 MBC의 방송 제작 노하우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한 NC AI의 기술력이 더해지는 구조다.
‘미디어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맥락 인지 AI는 영상의 흐름과 맥락을 통합적으로 이해한다. “출연자의 답변에 반응해 웃는 리액션”, “갈등이 고조되다 풀리는 대목”, “프로그램의 클라이맥스”처럼 사람이 직관적으로 느끼는 장면의 흐름을 읽어낸다. 마치 수백 시간 분량의 촬영 소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는 조연출을 가까이에 두고 작업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이번 AI 솔루션의 핵심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편집자와의 협업에 있다. 맥락 인지 AI는 방송 제작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가장 많이 드는 편집 과정의 단순 반복 작업을 덜어준다. 수백 시간 분량의 촬영 소재를 시간순으로 정렬하고 모든 영상의 내용을 텍스트로 정리하는 것은 물론, 핵심 장면을 주요 인물 중심으로 추린 가편집본까지 만들어낸다. 편집자는 빈 타임라인이 아니라 AI가 구성한 초안 위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MBC는 이번 AI 솔루션 도입으로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집자는 사전 편집 준비에 들이던 시간을 본질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콘텐츠의 완성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다.
MBC 안형준 사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오랜 기간 정체됐던 방송 제작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가대표급 기술력을 지닌 NC AI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후반 제작 과정에 혁신을 가져오고,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MBC는 AX원스톱바우처 사업 외에도 방송 제작 전반의 AI 전환을 선도할 계획이다. MBC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6년 K-콘텐츠 제작 기술 개발 연구 사업’을 통해 AI 아웃페인팅·콘텐츠 변환 기술(41억 원)과 AI 기반 2차 창작 프리프로덕션 기술(45억 원) 개발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며, 후반 제작은 물론 기획·프리프로덕션까지 아우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MBC 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에서 AI 활용을 본격화 하고 있다. EBS는 국내 방송사 최초로 ‘EBS AI콘텐츠 자문위원회’(AI콘텐츠 자문위원회)를 공식 출범했으며, SBS도 드라마 촬영에 AI를 적극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그동안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면을 구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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