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표 'AI 대전환' 본궤도…삼성, 하반기 승부수 점검
챗GPT·제미나이 도입 이어 AX 실행 방안 구체화
HBM·파운드리 반격 채비…AI 시장 공략 속도

삼성전자가 16일부터 사흘간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점검한다.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을 비롯해 TV 사업 체질 개선, 고대역폭메모리(HBM)·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의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문한 'AI 대전환'의 실행 전략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보고 있다.
전 계열사 AI 전환 가속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18일까지 글로벌전략회의를 개최한다. DX부문은 노태문 사장 주재로 16일 MX사업부, 17일 VD·DA사업부, 18일 전사 회의를 진행한다. DS부문은 전영현 부회장 주재로 18일 별도 회의를 열고 메모리·파운드리 사업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글로벌전략회의는 삼성전자가 매년 6월과 12월 여는 정례 회의다.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들이 참석해 사업부별 성과와 현안을 공유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결정한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의제는 AX다. 삼성은 최근 전 계열사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AI 대전환'을 선언하고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 혁신에 나섰다. DX부문에는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외부 생성형 AI 활용도 공식 허용했다.
AI 기반 개발 체계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DX부문은 서울 상암 데이터센터에 자체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를 구축했다. 스마트폰·TV·생활가전 개발 과정에 디지털트윈 기반 가상 검증을 적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AX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신사업 발굴 방안 등이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DX부문은 최근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사업 환경도 점검한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물류·에너지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만큼 지역별 판매 전략과 공급망 운영 계획을 재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익성 개선 방안도 안건에 포함될 전망이다.
MX사업부는 다음 달 공개가 예상되는 갤럭시 Z폴드·플립 신제품을 중심으로 하반기 스마트폰 전략을 논의한다.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젠슨 황 만난 전영현…후속 전략 점검
또 VD사업부는 지난달 새 수장에 오른 이원진 사장 체제에서 처음 전략회의를 열어 관심을 모은다. 콘텐츠·서비스·마케팅 전문가인 이 사장은 삼성TV플러스 사업을 성장시킨 인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통상 연말에 실시하던 사장단 인사와 달리 지난달 VD사업부장을 전격 교체한 것도 TV 사업의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강화하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TV와 OLED TV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AI TV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강화, 삼성TV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사업 확대, 콘텐츠·서비스 수익 모델 다변화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하드웨어 중심의 TV 사업 구조를 AI·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DS부문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전망을 분석하고 HBM 사업 전략을 점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차세대 제품인 HBM4E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전영현 부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HBM4E와 HBM5 협력 방안을 논의한 만큼 관련 공급 전략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구축 현황과 신규 고객사 확보 계획을 점검한다. 대만의 TSMC와 벌어진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이 시장에서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D램·낸드·HBM 베이스다이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풀스택 메모리'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HBM4 이후 파운드리 기반 베이스다이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이러한 경쟁 우위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올해 2분기 98조원, 내년 연간 395조원, 2028년에는 529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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