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니었네"…돌아온 외국인, '이 종목' 쓸어 담았다 [분석+]
"스페이스X IPO 종료 따라 수급 회귀 기대"
SK하이닉스·삼성전기에 매수세 집중돼

외국인이 한국 주식 순매수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미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가 마무리된 데다, 미국·이란 전쟁 종전에 따른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이 완화돼 외국인이 한국 주식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특히 지난 12일과 15일 2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선물을 동반 순매수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주식 1조6250억원어치와 코스피200선물 940억원어치를, 지난 12일 현물주식 2조7377억원어치와 코스피200선물 3668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2거래일 동안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7763.95에서 8545.98로 10.07% 올랐다. 이틀 모두 유가증권시장에선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 일시 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증시 상승 배경은 중동 전쟁 종전 기대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협상이 마무리돼 양해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말 사이 또다시 오락가락하긴 했지만, 14일(현지시간)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란도 종전 선언을 확인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전쟁 종전이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여파로 봉쇄된 주요 석유 수송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국제유가가 하락해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고, 이는 달러 강세 완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달러 강세가 완화되면 곤두박질쳤던 원화 가치가 회복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주식시장에 돈을 넣을 유인이 생긴다.
앞서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운 배경 중 하나가 스페이스X의 IPO였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스페이스X IPO가 마무리됐기에,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 이탈 요인 중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페이스북(현 메타플랫폼스), 2014년 알리바바그룹,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IPO 과정에서 상장일 기준 2~4주 전부터 주식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면서 “역사적 규모의 IPO가 공식적으로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외국인의 일방적 순매도는 멈췄고, 다시 기존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스페이스X의 주가 흐름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회귀가 속도 낼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대준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사례를 보면 초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대 평가됐다면 상장 이후 주가는 오히려 조정받기도 했다”며 “만약 신규 자산이 비싸다는 판단이 이뤄지면 기존의 성장성 높은 자산으로 자금이 회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외국인이 지난 12일과 15일에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의 수혜가 집중되는 메모리반도체 대형주부터 사들인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비교해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비중이 크다는 점에 더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가능성도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선택한 배경으로 보인다. ADR 상장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입성하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편입돼 이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의 기계적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틀 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4010억원으로, SK하이닉스의 5분의 1에 그쳤다.
또한 외국인은 삼성전기를 1조5826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보다도 훨씬 강하게 삼성전기를 매수한 것이다. 15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1630조6630억원)은 삼성전기(149조3127억원)의 10배 이상이다.
삼성전기 역시 AI 모멘텀을 강하게 받는 중이다. 다중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분야의 글로벌 2위 업체인 데다, 고성능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분야에서는 증설 이후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할 예정이어서다. MLCC와 FC-BGA 모두 AI 투자 확대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품목들이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반도체 소부장 종목인 리노공업(이하 순매수 규모 3263억원), 전력기기 종목인 LS일렉트릭(2642억원), 현대차(2370억원), NAVER(2161억원), 삼성전자우(1589억원) 등 AI 관련 종목들은 주로 사들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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