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대신 현지 마트 턴다”…2026 글로벌 여행 판도 바꿀 ‘초개인화’ 트렌드 [여행+]

이동준 2026. 6.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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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과거 랜드마크 앞에서 일회성 인증샷 한 장으로 완성되던 평면적인 여행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타인의 평가를 의식한 과시적 관광 대신, 여행지 현지의 깊숙한 일상으로 파고들거나 웅장한 대자연 속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채워 넣는 초개인화 여정이 글로벌 관광 시장을 주도할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

◆ 2026년 여행의 핵심 키워드 초개인화

1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여행 검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는 2026 여행 트렌드 전망을 발표하며 그 중심축으로 완벽한 개인화를 제시했다.

특정 명소에 모여 공동의 관심사와 경험을 기계적으로 나누던 2025년의 집단적 관광 행태와는 확연히 대비된다.

올해는 여행자 스스로가 내면을 표현하고 자아를 재발견하는 주체적인 여정이 산업의 근간을 이룰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카이스캐너가 내놓은 7대 주요 흐름은 △현지 마트와 시장의 식재료를 탐구하는 ‘마트 어택’ △낯선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만남을 추구하는 ‘여만추’ △독서와 사색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책스케이프’ △신체적·정신적 자기 계발에 집중하는 ‘글로우업 여행’ △정형화된 호텔을 벗어난 ‘이색 체크인’ △자연의 고요함 속에서 안식을 얻는 ‘산악 바이브’ △세대 간 장벽을 허무는 ‘다세대여행’이다. 

이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타인의 시선에서 탈피해 여행자 본인의 근원적 욕구에 집중하는 것이다. 

◆ 랜드마크 대신 현지 마트와 산으로

관광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현상은 현지 생활상에 녹아드는 마트 어택이다.

스카이스캐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56%가 해외여행 중 현지 마트를 필수 코스처럼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진열대에 놓인 낯선 식재료와 로컬 간식, 일상적인 생활용품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여행의 주된 목적이 된 셈이다.

이러한 생활 밀착형 체험은 단순한 구경을 넘어, 현대 소비자의 지적 호기심과 일상적 탐구욕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도심의 번잡한 소음을 뒤로하고 대자연의 고요함에 자발적으로 고립되는 산악 바이브 역시 올해를 관통하는 중대한 화두다.

유명 랜드마크에서의 의무적인 인증샷 촬영을 과감히 생략하고, 깊은 숲과 산에서 생명력을 회복하는 웰니스 여행을 택함으로써 지친 몸과 마음을 적극적으로 돌보려는 현대인의 갈증이 반영된 결과다.

현지 마트에서 식재료를 탐구하는 행위와 산속의 적막에 머무는 행위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해 기획된 시간이라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이러한 초개인화 선호 현상은 엔데믹 이후 누적된 군중 피로감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장기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빚어낸 결과다.

대형 랜드마크 중심의 획일화된 패키지 관광 수요는 2025년 대비 뚜렷한 정체 및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현지 밀착형 생활 관광과 웰니스 목적의 자연 체류형 여정에 투입되는 1인당 지출액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여행자들이 한정된 예산을 타인의 시선이 개입되는 과시적 소비에 허비하기보다, 심리적 만족감과 치유가 확실하게 보장되는 개인의 은밀한 취향 영역에 집중적으로 재배분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객관적 지표다.

◆ 가치 소비와 맞물린 이원적 관광의 부상

이와 같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국내 주요 기관의 진단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26년 관광트렌드의 핵심 개념으로 듀얼리즘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고도화된 기술과 아날로그적 감성, 위기 상황과 유연한 적응, 하이엔드 럭셔리와 실용적인 가성비처럼 양극단에 위치한 상반된 가치들이 단일 여행 일정 안에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원적 관광 형태를 뜻한다.

현대 여행자는 전체적인 경비는 깐깐하게 통제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기는 특별한 경험 앞에서는 기꺼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이러한 스마트한 가치 소비의 흐름이 여행을 자기표현의 궁극적 수단으로 여기는 초개인화 트렌드와 정교하게 맞물리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

실제로 현재의 여행 시장은 양적 팽창이라는 1차적 회복기를 지나, 수요자 중심의 질적 재편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여행의 초개인화 시대를 앞당기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다.

AI가 단순한 일정 추천을 넘어 여행자의 심층적인 취향과 당일의 미세한 감정선까지 종합적으로 연산해 최적의 동선을 설계하는 AI 동반자 플랫폼이 상용화하거나 개인이 AI를 통해 나만의 여행을 설계한다.

업계에서는 “과거의 기성품 관광 상품을 완벽하게 밀어내고 개인 맞춤형 여행의 완전한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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