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은 마무리 현실은 마당쇠…키움 외인 유토가 사는 법

김은진 기자 2026. 6.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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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카나쿠보 유토 | 키움 히어로즈 제공

카나쿠보 유토(27·키움)는 지난 13일 고척 한화전에서 시즌 10세이브째를 따냈다. 외인 마무리 투수의 명맥이 오랫동안 끊겨 있던 KBO리그에서 12년 만에 나온 외인 투수 두자릿수 세이브였다.

이날 세이브는 유토가 5월 17일 NC전 이후 한 달 만에 거둔 것이다. 그 사이 유토는 10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3홀드를 기록했다. 그 중 9회가 아닌 중간에 등판한 것이 5경기다. 1-1로 맞선 7회(5월 29일 KT전), 0-4로 뒤진 7회(5월 31일 KT전), 8-5로 앞선 8회(2일 SSG전), 4-2로 앞선 6회(3일 SSG전), 4-1로 앞선 8회(7일 두산전)에 나갔다. 그 사이 중단됐던 세이브 행진을 13일 한화전에서 3-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1경기 만에 재개할 수 있었다.

키움의 아시아쿼터 선수인 유토는 원래 선발투수로 영입됐으나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마무리로 변경됐다. 그러나 개막 직후에도 한동안 중간계투로 나갔다. 연장 11회까지 치른 3월 28일 한화와 개막전에서 9-7로 앞선 11회 마무리로 등판했으나 3실점, 패전을 안은 뒤 중간으로 이동해 4홀드를 쌓은 유토는 4월 21일 NC전에서 2-1 승리를 지키고 첫 세이브를 거뒀다. 그 뒤 5월 17일 NC전까지 약 한 달간 11경기에 나간 유토는 그중 10경기를 마무리로 등판해 1승 9세이브를 쓸어 담았다. 리그 마무리 경쟁 상위권으로 올라서 있었으나 이후 다시 중간으로 이동했고 지금까지도 사실상 등판 시점이 들쑥날쑥하다.

올해도 시즌 전 최약체로 꼽힌 키움은 역시 마운드가 약하다. 안우진이 합류하고 외인 에이스 알칸타라가 이끄는 선발진은 그래도 돌아가지만 역시나 불펜이 문제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주승우가 입대했고, 중간계투로 활약했던 조영건이 부상 뒤 부진, 군에서 전역한 전 마무리 김재웅도 기대만 못하다. 필승계투조로 기용할 만한 투수는 신예 박정훈(9홀드)과 베테랑 원종현뿐이다. 유토를 마무리로 정해놓고도 세이브 상황에만 기용하지 못하는 이유다. 키움은 9회까지 가기 전 승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가장 좋은 투수를 앞으로 당겨 세우는 전략을 자주 쓴다. 유토가 6, 7, 8회에도 등판했던 이유다.

현재 키움이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마무리는 원종현과 유토다. ‘더블스토퍼’라며 경기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가장 좋은 투수를 그날의 마무리로 쓴다고 얘기한다. 보통 더블스토퍼는 마무리가 약한 팀이 취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키움은 실질적으로 중간이 워낙 약해 마무리를 당겨쓰고자 더블스토퍼를 세우는 상황이다. 유토는 원종현에게 9회를 맡기고 그 앞 8회에 나가기도 한다.

최하위 팀의 마무리는 세이브 경쟁을 꿈꾸기 어렵다. 지는 날이 이기는 날보다 많으니 세이브 기회만 기다리다보면 등판 기회도 잡기 어렵다. 과거 많은 꼴찌 팀 마무리들이 접전 혹은 이길 수 있는 경기라면 무조건 던지는 숙명을 겪었다. KBO리그에 12년 만에 등장한 외국인 마무리 유토는 지금 그렇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

유토는 지난 14일 한화전에서도 3-2로 앞선 9회 등판해 승리를 지키며 11세이브째를 거뒀다. 한 달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자마자 이틀 연속 세이브를 거뒀다. 한 달을 멈췄었는데도 유토는 15일 현재 리그 세이브 공동 4위다. 1위 팀 LG의 손주영은 지난 5월13일부터 마무리로 등판해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유토가 중간을 오가며 세이브를 쉰 한달 사이, 1위 팀 마무리 손주영은 14경기에서 1승 13세이브를 쓸어담고 세이브 3위로 단숨에 앞질렀다.

유토는 최근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며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 중이다. 유토는“8·9회를 번갈아 나가는데, 언제 나가더라도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준비하려 한다. 항상 좋은 모습 보이고 싶고 직구 구속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마냥 힘들다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부르면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유토가 이틀 연속 세이브를 거둔 14일, 키움은 꼴찌를 벗어나 9위로 올라섰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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