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군 출신 방연주 유디간호학원 원장 “경력단절여성들에게 간호조무사는 ‘내 일’을 찾는 좋은 선택일 수 있어요”

브릿지경제 기자 2026. 6.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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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with 베이비] “좋은 인성과 철저한 직업윤리를 두루 갖춘 참된 보건의료인 길러내는 것이 제 인생2막의 목표”
방연주 유디간호학원 야탑점 원장은 군 병원에서의 경험을 기초로, 올바른 인성과 직업윤리를 갖춘 참된 보건의료인을 길러내는 것을 인생 제2의 목표로 사고 있다.

군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에게 전역 이후의 삶은 또 다른 도전이다.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간호장교로 복무한 방연주 유디간호학원 야탑점 원장은 군 병원에서 쌓은 임상·교육·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조무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단순히 자격증 취득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올바른 인성과 직업윤리를 갖춘 참된 보건의료인을 길러내는 것이 그의 목표다. 방 원장을 만나 인생 2막과 군인 가족, 경력보유여성에게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이 어떤 가능성이 될 수 있는지 들어 보았다.

- 간호장교에서 전역 후 간호학원 원장으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간호장교 동기, 선후배들과 함께 쓴 <이제야 삶이 말이 되었다>에서도 고백했듯이 ‘간호학원 원장’은 제 인생 계획에 전혀 없던 길이었습니다. 동기부여 강사로 전국을 누비겠다는 막연한 꿈을 품고 2019년 전역했지만, 현실은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그 막막한 시절에 국군수도병원 근무 시절 인연이 닿은 선배가 소개해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유디간호학원을 알게 되었고, 고3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맡게 되었습니다. 과거 군에서 훈육관으로 근무하며 후기 청소년들의 성장을 도왔던 보람이 다시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더군요. 단 4회 특강으로 시작된 인연이 전임강사로, 그리고 2023년 야탑점 개원과 함께 학원장이라는 선물 같은 기회로 이어졌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 좌절했던 순간이, 오히려 새로운 인생 플랜 B를 열어준 열쇠가 된 셈입니다.”

- 간호장교 때 경험 중 현재 간호학원 운영과 교육에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국군간호사관학교 훈육관과 국군수도병원 기획총괄장교로서의 경험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사관학교 예비 후보로 입학해, 스스로 꼴찌라는 낙인을 찍고 자존감과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오직 자존심 하나로 버텨내던 그 ‘눈물 젖은 빵’의 시간들이 있었기에, 훗날 훈육관이 되어 생도들에게 진정성 있는 코칭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사랑했던 ‘간호장교’라는 직업을 중령 진급 실패라는 아픔으로 내려놓아야 했을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실패를 딛고 치열하게 다시 일어섰던 제 경험은, 지금 다양한 인생의 길목에서 실패를 맛보고 새로운 시작 앞에 주저하는 경력보유여성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힘이 됐습니다. 기획총괄장교 때 체득한 기획과 홍보, 행정 역량과 조직 관리 경험도, 제가 교육사업이라는 낯선 분야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던 단단한 기초체력이 됐습니다."

- 군 병원에서의 임상 경험, 교육 경험, 행정 경험이 학원 현장에서 각각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첫 임지였던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을 시작으로 국군대전병원 중환자실 선임 간호장교에 이르기까지, 군 임상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감각은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원장인 제가 직접 심폐소생술과 응급간호 등 생생한 실습 수업을 주관합니다. 사회공헌활동으로 매년 진행하는 청소년 대상 ‘간호사 직업체험 수업’도 현장감 넘치는 임상 경험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군에서 다진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 개발 능력과 상담 기법, 그리고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던 행정 경험도 학원 경영의 핵심 무기입니다. 복잡한 학원 평가 인증이나 행정 문서 처리 등을 막힘없이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좋은 보건의료인 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 방향을 세우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통계청에 따르면 간호조무사의 60% 이상이 1차 의료기관인 집 근처 의원 등에 취업하지만, 우리 학원 수료생들은 80%를 웃돕니다. 대형병원과 달리 의원급 기관은 체계적인 보수교육 기회가 적어, 학원에서 배운 지식과 태도가 평생의 간호 철학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학생들이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을 단순히 생계형 일자리로만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픈 이웃의 곁에서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건네며 우리 사회의 가장 밀착된 의료 안전망을 만드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삶의 고단한 계절을 지나고 있는 환자들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따뜻한 간호조무사를 키워내는 것이 제 교육의 본질입니다.”

- 간호 현장에서는 지식, 기술은 물론, 인성과 직업윤리가 중요합니다.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태도는 무엇인가요.

“항상 ‘높은 자존감’과 ‘정직함’을 강조합니다. 간호조무사는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와 긴밀히 협력하는 소중한 파트너입니다. 때로 엄격한 위계질서 속에서 나의 위치와 업무의 한계를 마주할 때 상처받지 않고 직무 만족도를 유지하려면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내면의 힘, 즉 자존감이 단단해야 합니다. 사람은 또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감추지 않고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의료 현장에서의 정직은 곧 환자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현장에 나간 졸업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도 결국 사람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환자와 동료를 대할 때 말과 태도를 신중히 하고, 서로 진심을 나눌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 간호장교 출신으로 학생들에게 특별히 더 강조하게 되는 직업윤리나 사명감이 있는지요.

“제복을 입고 사선을 넘나드는 군 병원에서 배운 윤리는 명확합니다. ‘생명 앞에 타협은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일에는 99%란 있을 수 없으며, 100%의 완벽함을 추구해야 합니다. 내가 귀찮아서 건너뛴 작은 절차 하나가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음을 늘 주지시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정직성, 내가 오늘 돌보는 환자가 나의 가족일 수 있다는 책임감이 간호장교 출신 교육자로서 제가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직업윤리입니다.”

- 남편이 군인이면 잦은 이사와 지역 이동으로 경력 유지가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이 어떤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남편의 잦은 임지 변경으로 정든 동네를 떠나며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던 군인 아내들의 희생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간호조무사는 전·후방을 막론하고 전국 어디서나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최고의 ‘평생 기술’입니다. 특히 아이의 성장 주기에 맞춰 오전 근무, 주말 근무 등 탄력적인 시간 선택이 가능해 육아와의 병행이 유리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전국 군 병원에서도 간호조무사 군무원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습니다. 군인 가족들에게는, 군 병원 취업이 군 병원 취업이 안정성과 친숙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 새로운 직업을 고민하는 여성 독자들이 많습니다. 간호조무사 과정은 이들에게 어떤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40대에 접어들면 아무리 화려했던 과거의 경력이 있어도 재취업의 문턱을 넘기가 현실적으로 너무나 어렵습니다. 상처만 받고 저희 학원을 찾아오시는 엄마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기죽지 마세요. 엄마로 살아온 그 시간들이 다 경력입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간호(看護)라는 한자를 보면 ‘볼 간’에 ‘도울 호’를 씁니다. 지켜보고, 돌보고, 키워내는 일입니다. 아이를 낳고, 밤새 열을 체크하고, 가족을 살뜰히 보살펴온 엄마들의 경험은 간호학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자산입니다. 우리 학원에도 미취학 세 자녀의 엄마, 쌍둥이 엄마, 수험생을 둔 엄마,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모시는 수강생들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가정을 지키며 ‘내 일’을 찾고 싶은 엄마들에게 간호조무사 과정은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간호조무사라는 직업은 보람도 크지만 체력과 감정노동 부담도 있는 직업입니다. 도전을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현실적으로 해 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가요.

“병원은 아픈 사람들이 모여 긴박하게 움직이는 공간이기에 스트레스 강도가 높고 이직률도 높은 편입니다. 유연한 태도와 강단이 없으면 쉽게 지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웅크릴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이유를 찾는 것입니다. 아이 학원비나 의료비를 벌기 위해서라든다, 사회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같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동기면 충분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1520시간의 이론과 실습 과정을 이수해야 하기에 가족의 지지와 시간 확보도 필요합니다. 미리 가족들에게 나의 도전을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그 절실함과 준비가 있다면 이 과정 역시 자신을 탐색하고 다듬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경력보유여성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절대로 타인의 말에 흔들려 다시 방 안으로 숨지 마십시오. 안타깝게도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네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고생이냐’, ‘애는 누가 보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걸어본 사람, 내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한 걸음씩 나아가셨으면 합니다. 당신의 당당한 도전은, 그동안 주춤하며 망설이던 또 다른 엄마의 주저앉은 무릎을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 말처럼, 이제 당신의 꿈을 뜨겁게 응원해 줄 든든한 동반자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본인의 삶을 스스로 증명해 내는 멋진 엄마의 뒷모습이야말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입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