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수비 축구?’ 스페인 뼈 때린 카보베르데 감독…“점유율만이 경기를 지배하는 방식 아냐”

[포포투=박진우]
기적을 쓴 부비스타 감독이 스페인의 뼈를 때렸다.
카보베르데는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카보베르데는 자국 역사상 월드컵 첫 경기에서 값진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인구 52만명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저력을 보이며 사상 첫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카메룬, 앙골라 등 전통 강호와 같은 조에 속했음에도 당당히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만 스페인,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만만치 않은 조에 배정되며 상대의 ‘1승 제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카보베르데는 생각보다 단단했다. 물론 주도권은 스페인이 잡았다. 전후반 통틀어 무려 점유율 74%를 기록했고, 27개의 소나기 슈팅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특유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90분 내내 유지하며 끝까지 골문을 틀어 막았다.
결정적으로 ‘40세 백전노장’ 보지냐의 선방쇼가 빛을 봤다. 불혹의 나이에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이었다. 보지냐는 스페인이 기록한 7개의 유효 슈팅을 모조리 막아내며 카보베르데에게 역사적인 승점 1점을 안겼다. 카보베르데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과 보지냐의 활약이 합쳐진 결과였다.
다만 스페인 주장 로드리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는 깊게 내려 앉았고, 수비 전환도 매우 빨랐다”며 “원래 저렇게 경기하는 팀이다. 하프라인도 거의 넘어오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마무리를 더 잘해야 하는 문제”라고 직설적인 발언을 뱉었다.
부비스타 감독은 스페인의 뼈를 때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물론 스페인이 거의 경기 내내 공을 소유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를 지배한다는 것은 단순히 점유율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통제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요즘 팀들은 수비 조직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통계적으로 봐도 월드컵에서는 역습이나 세트피스처럼 공이 정지된 상황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도 그런 방식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물론 더 많은 역습 기회를 만들고 싶었지만, 스페인은 상대하기 매우 어려운 팀이다. 그래서 이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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