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볶음 먹었을 뿐인데”…점심 뒤 ‘혈당 200’ 찍는 이유
흰쌀밥에 비벼 먹는 습관…탄수화물 섭취량 늘린다
채소 먼저 먹고 식후 걷기…혈당 급상승 막는 습관
“점심에 제육볶음 먹었을 뿐인데…”

원인은 고기만이 아니다. 제육볶음에 들어가는 달콤한 양념과 함께 먹는 흰쌀밥이 식후 혈당을 크게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기보다 먼저 봐야 할 건 ‘양념’
제육볶음은 돼지고기가 들어가 고기반찬으로 통한다. 단백질을 챙길 수 있는 메뉴라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혈당을 따질 때는 고기보다 양념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당에서 제육볶음을 만들 때는 고추장에 설탕, 물엿, 올리고당 등을 넣는 경우가 많다. 고추장 자체에도 탄수화물과 당류가 들어 있다. 돼지고기만 먹을 때와 매콤달콤한 양념을 입혀 먹을 때의 혈당 반응이 달라지는 이유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원장은 “제육볶음 양념에 들어간 당류는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며 “고기반찬이라고만 생각하면 실제 혈당 부담을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흰쌀밥과 만나 커지는 ‘혈당 부담’
제육볶음은 대개 흰쌀밥과 함께 먹는다. 고기를 밥 위에 올려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다 보면 어느새 밥 한 공기를 훌쩍 넘기기 쉽다.
정제 탄수화물인 흰쌀밥에 당류가 들어간 양념까지 더해지면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를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제육볶음을 단순한 단백질 반찬으로 보기 어렵다.
내분비내과 전문의 우창윤 원장은 “고추장, 설탕, 물엿이 들어간 양념에 흰밥까지 곁들이면 식후 혈당이 200mg/dL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며 “당뇨병 환자나 대사증후군 위험군은 제육볶음을 당이 섞인 양념 반찬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식후 혈당이 한 번 200mg/dL까지 올랐다고 질환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수치가 반복된다면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채소 먼저 먹고, 식후엔 가볍게 걷기
제육볶음을 아예 피할 필요는 없다. 채소를 먼저 먹고 밥 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혈당이 오르는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제육볶음을 먹을 때는 고기보다 채소부터 집는 게 낫다. 쌈채소나 나물 반찬을 먼저 먹고, 고기와 밥은 그다음에 먹는 식이다. 채소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이 한꺼번에 흡수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밥 선택도 중요하다. 흰쌀밥보다 현미나 귀리가 섞인 잡곡밥이 낫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습관도 혈당 관리에는 불리할 수 있다. 같은 제육볶음을 먹어도 밥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식후 혈당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식사 뒤에는 몸을 조금 움직여주는 게 좋다. 밥을 먹자마자 앉아 있기보다 20~30분 정도 지난 뒤 가볍게 걷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진복 원장은 “식후 가벼운 산책은 식사로 들어온 포도당이 근육에서 에너지로 쓰이도록 돕는다”며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제육볶음은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점심 메뉴다. 다만 혈당을 생각한다면 고기보다 양념, 반찬보다 밥을 더 신경써야 한다. 같은 제육볶음이라도 먹는 방법에 따라 혈당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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