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멕시코 팬들 사랑받지만 조 1위 위해 울려야 하는 얄궂은 운명

황민국 기자 2026. 6. 1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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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어린이 팬이 11일(현지시간) 한국과 체코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손흥민 선수님의 유니폼을 부탁드린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캡틴’ 손흥민(34·LAFC)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멕시코에서 국적을 떠나 사랑을 받는 선수다.

홍명보호가 처음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입성한 이래 그가 다니는 곳이면 어디서든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처럼 환호성이 쏟아졌다. 한국이 체코를 상대로 월드컵 첫 승리를 손에 넣은 지난 12일 멕시코 관중이 “꼬레아”를 아낌없이 외친 데는 손흥민의 몫이 적잖았다.

손흥민이 멕시코에서 큰 사랑을 받는 배경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있다. 당시 멕시코는 조별리그 최종전에 스웨덴에 0-3으로 완패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는데, 한국이 같은 시각 독일을 2-0으로 꺾으면서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특히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종료 직전 텅 빈 골문을 향해 질주하면서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멕시코의 영웅이 됐다.

손흥민의 남다른 인기는 그가 쉬는 날 현지 식당을 찾은 소식이 방송에 나오는 것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손흥민이 탔던 택시 운전사가 같이 찍은 셀카조차 화제였다.

월드컵 스폰서인 맥도날드가 출시한 ‘월드컵 세트 메뉴’도 손흥민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맥도날드는 세트 메뉴를 구입하면 9가지 종류의 한정판 컵을 제공하는데,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가 그려진 컵을 찾는게 하늘의 별 따기다.

한국축구대표팀 숙소 근처의 한 맥도날드 지점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손흥민 컵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 앞으로 3일은 기다려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도 멕시코에서 받는 사랑에 대해 “멕시코인 분들의 정말 이런 축구 사랑, 축구 열정에 대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오는 19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멕시코 팬들을 울려야 한다. 한국과 멕시코 모두 승자가 월드컵 토너먼트의 꽃길을 걸을 수 있는 A조 1위로 올라서기에 중요한 맞대결이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체코와 첫 경기에서 슈팅 6개를 시도하고도 골을 넣지 못했지만, 양 팀에서 가장 빠른 발을 뽐내면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는 걸 증명했다. 손흥민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2㎞에 달했다. 손흥민이 멕시코를 상대로 골 맛을 본다면 박지성과 안정환(이상 3골)을 제치고 한국 선수로는 월드컵 최다골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특유의 감아차기로 골을 넣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동점골을 터뜨리며 멕시코에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과달라하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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