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한국경제 3高서 쉽게 못 내려올 것”
고환율 근본 원인도 해소 안 돼
한은 금리 인상기조 유지할 듯

미국과 이란이 중동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온 후 열린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8.7원 급락(원화 가치 상승)한 1511.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또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5.2% 급등한 8545.98에 마감했다. 종전으로 달러 강세가 잦아들고 고유가도 진정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도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전쟁의 불확실성을 덜어냈다며 일단 안도했다고 해도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는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가 바로 진정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차질이 정상화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데다 전쟁 전부터 고환율·고물가를 유발했던 근본적 원인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예고했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에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 선을 넘어 3.1%까지 올라갔다. 한은의 ‘2% 물가 목표’를 3개월째 웃돌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전쟁이 조기 종결돼도 반도체 수출 급증에 따른 경기 호조 등으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유지돼, 당초 예측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2.7%)이 0.1%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했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각각 6.9%, 20.2% 오르며 높게 유지되는 중이라는 점도 불안 요소다. 모두 코로나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며 글로벌 물가가 급등했던 2022년 이후 최고치다.

고환율도 종전만으로 크게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화 환율은 지난해 9월 1400원 선을 넘은 데 이어 지난달 15일 이후엔 1500원대에서 고공 행진 중이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중동 전쟁이 환율에 영향을 줬지만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 한·미 금리 차이, 개인·기관의 미국 투자용 달러 수요 등 고환율을 유발한 장기적인 요인은 당분간 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한은이 미국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린다면 고환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한·미 금리 차라도 좁혀지겠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진단이 많다. 중동 전쟁에 인공지능(AI) 호황이 겹치며 미국 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고용까지 예상보다 좋다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며 미국도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종전 합의 소식이 나온 15일에도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은 50.5%로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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