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시작하는 월드컵 예선… 4대그룹 ‘근무 중 시청’ 대처법은

박순찬 기자 2026. 6. 1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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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용주의적 용인’ 기조
LG는 소통의 장으로 적극 활용
SK ‘자율성’ 현대차는 ‘원칙주의’
LG유플러스 직원들이 12일 용산 사옥 로비에서 월드컵을 함께 시청하고 있다. /LG유플러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기업들이 ‘월드컵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 대표팀의 남은 예선 경기(19일·25일)가 핵심 근무 시간대인 오전 10시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업무 몰입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모바일로 몰래 시청하는 것을 일일이 차단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대처법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실용주의적 용인’ 기조다. 지난 12일 삼성전자 DX(스마트폰·가전) 부문은 수원 본사 각 건물의 로비와 강당 스크린을 통해 월드컵을 중계했다. 사내 정례 업무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경기를 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 공지를 대대적으로 하거나 관람을 독려하진 않았지만 시간이 되면 각자 와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사기 진작과 소통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지하 사내 식음공간인 ‘야구펍’을 단체 관람석으로 개방해 직원 120명에게 응원의 장을 제공했다. LG유플러스는 용산 사옥 로비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응원 도구와 샌드위치까지 준비했다. 각종 의상과 소품을 동원한 ‘응원 포토존’을 만들어 베스트드레서로 뽑히면 팀 회식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SK그룹은 유연한 근무 제도 덕분에 별도 가이드라인 없이 ‘조용한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2일 첫 경기는 사내 정례 지식 포럼인 ‘뉴 이천포럼’ 기간과 겹쳐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지나갔다. 다음 경기인 19일은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도입한 ‘격주 주 4일 근무제(휴무 금요일)’와 겹친다. SK 관계자는 “각자 업무 조율을 통해 시청하거나 아예 휴가를 내고 집에서 편하게 응원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원칙주의’ 분위기다. 지난 12일 서울 양재 사옥 강당에서 단체 관람 행사가 열렸지만, 사내 축구단(전북현대)이 주최한 일회성 이벤트였고 향후 단체 관람 계획은 없다. 특히 현대차는 해당 행사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이동 시간을 포함한 관람 시간만큼을 근무 시스템상 비(非)근로시간으로 명확히 입력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단체 관람 행사를 연 한 그룹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큰 데다, 일주일에 2시간 안팎으로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정상 근무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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