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앤스로픽 수출 통제하자… 세계 각국 “AI 주권 강화하자”

박지민 기자 2026. 6. 1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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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 “AI 모델 다변화해야”
EU집행위 “파트너 기업 차별 안돼”
업계 “공포 마케팅이 어려움 자초”

미국 정부가 12일(현지 시각) 앤스로픽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차단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AI 모델 자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4일 아일랜드 방문 중 “미토스와 페이블을 둘러싸고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특정 모델에 과도하게 의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카니 총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로 들며 소수의 초고성능 AI 모델에 의존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상황에서 교훈을 얻지 않고 (AI 모델을) 다변화하지 않는다면 잘못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기술 주권’에 대한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됐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을 이끄는 조르당 바르델라는 13일 X(옛 트위터)에 “이번 갑작스러운 결정은 AI가 국가 주권의 주요 쟁점이 됐음을 다시 상기시킨다”며 “자체적인 AI 모델을 신속하게 개발하지 않는 국가는 다른 강대국의 선택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의 AI 기업인 미스트랄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 역시 앤스로픽 사태를 두고 “(유럽의) 파트너 기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유럽이 기술 주권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를 더욱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한편 앤스로픽은 올해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악재를 맞았다. 앤스로픽은 9650억달러(약 1460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로 연내 IPO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회사의 최첨단 모델이 규제 리스크에 휘말린 것이다. 미 경제지 포천은 “수출 통제 결정이 투자자들의 IPO 기대감을 낮출 수 있다”며 “정부의 제한 조치로 앤스로픽이 AI 모델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논란이 커지자 14일 고위 기술진을 백악관으로 급파해 상황 수습에 나섰다.

업계 일각에서는 앤스로픽의 ‘공포 마케팅’이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앤스로픽은 그동안 자사 모델의 위험성과 AI 안전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며 “양심적인 AI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올해 초부터 ‘AI의 군사적 활용’ 기준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정부가 AI의 위험성을 수출 통제 논리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핵심 제품 운영이 막히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메타의 전 수석 AI 과학자인 얀 르쿤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미토스·페이블과 AI 전반에 대해 과도한 공포 마케팅을 해온 결과가 드디어 나타났다”며 “뿌린 대로 거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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