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못 자고 자꾸 깬다면?”… 저녁에 먹은 '이 음식' 때문?

분명 잠을 잤는데도 아침마다 몸이 무겁다. 새벽에 한두 번씩 눈이 떠질 때가 있고 다시 잠드는 데 오래 걸리기도 한다. 많이 자도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의 질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나이가 들어 잠이 얕아지기도 하지만, 잠들기 전 몸이 어떤 상태였는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늦게 먹은 음식이 혈당 변화, 체온 조절, 소화 과정, 수분 대사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밤잠을 설치게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새벽에 반복적으로 깬다면 저녁 메뉴와 식습관부터 점검해 보자.
밤에 먹은 아이스크림…혈당 출렁여 잠 깨운다
잠들기 전 아이스크림이나 케이크, 달콤한 과자와 빵을 찾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당분이 많은 음식이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는 점이다.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과정에서 몸은 이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기 위해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같은 각성 관련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영향으로 수면이 얕아지거나 새벽에 눈이 떠질 수 있다. 잠에서 깬 뒤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식은땀이 나는 사람도 있다.
특히 밤에 단 음식을 먹은 뒤 새벽에 허기가 느껴지거나, 입이 마르고 물을 찾게 된다면 혈당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늦은 시간 간식을 꼭 먹고 싶다면 단 가공식품보다 견과류, 그릭요거트, 삶은 달걀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함께 들어 있는 식품을 소량 먹는 것이 낫다.
술 한 잔은 약?…오히려 각성 반응 나타나
잠이 오지 않을 때 술을 마시면 금방 잠이 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처음에는 졸음을 유도한다. 하지만 잠드는 것과 숙면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되기 시작하는 새벽 시간대에는 각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일찍 눈이 떠지거나, 한 번 깨고 나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이유다.
또 알코올은 렘(REM)수면 비율을 줄이고, 깊은 잠과 옅은 잠이 이어지는 수면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렘수면은 뇌가 하루동안 받은 정보를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단계로, 이 과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오래 자도 피로감이 남는다. 여기에 알코올의 이뇨 작용까지 더해지면 화장실 때문에 자다가 일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커피만 피하면 끝? 다크초콜릿·녹차도 주의
저녁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서 초콜릿이나 녹차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들 식품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뇌에서 졸음을 유도하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억제한다. 쉽게 말해 몸은 피곤한데 뇌는 계속 깨어 있으라고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카페인의 효과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된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오후 늦게 마신 커피 한 잔, 저녁에 먹은 다크초콜릿도 밤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다크초콜릿은 일반 초콜릿보다 카카오 함량이 높아 카페인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이런 음식을 섭취하면 잠드는 시간이 늦어질 뿐 아니라 깊은 잠도 방해받는다. 잠든 뒤 사소한 소리에 쉽게 깨거나 뒤척인다면 카페인 섭취 시간을 확인해 보자.
매운 야식·기름진 음식…밤새 위가 일한다
늦은 밤 먹는 치킨, 라면, 떡볶이, 족발 같은 야식도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기름진 음식은 위에 오래 머물러 소화기관에 부담을 준다. 몸은 자는 동안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소화할 음식이 많으면 위와 장이 밤새 계속 일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거나 답답한 느낌이 들어 잠을 설치기도 한다.
매운 음식도 문제다. 캡사이신은 체온을 높이고 위산 분비를 늘릴 수 있는데, 사람의 몸은 잠들기 전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수면을 준비한다. 그런데 취침 직전 매운 음식을 먹으면 이런 과정이 틀어질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누운 자세에서는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기 쉬워 기침이 나거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새벽에 속이 쓰리거나 목 안이 화끈거리는 느낌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한다.
수박·참외·물, 타이밍 중요…새벽에 화장실 간다
건강한 음식이라도 늦은 시간에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수박과 참외는 수분 함량이 90% 안팎으로 높아 밤늦게 많이 먹으면 소변량이 늘어날 수 있다.
잠들기 전 물을 여러 컵 마시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새벽마다 꼭 한 번은 화장실에 간다"라는 사람이라면 밤에 물을 몰아서 마시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럴 때는 잠들기 직전에 물을 많이 마시기보다 낮 동안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것이 좋다.
김은혜 기자 (din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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