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불태우고, 유엔 시설 부수고…‘G7’ 반대 시위 격화
제네바서 2만명 경찰과 충돌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규모 ‘반G7’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가 차량에 불을 지르고 유엔 산하기관 건물 유리창을 파손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약 2만명이 제네바 도심에서 열린 G7 반대 행진에 참가했다. 시위는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여성·환경·노동운동 단체 등 6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G7 반대 연합’이 주도했다.
반대 연합 측은 G7이 세계 불평등과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대 연합 대변인인 프랑수아즈 니펠러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G7 정상들의 정책에도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세계 곳곳에서 갈등과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G7을 “부자들의 잔치”라며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 피파 소지는 BBC에 “G7은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는 방식을 논의하는 모임일 뿐”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 문제를 알리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는 클레리아 콜랭은 “세계 지도자들이 경제와 안보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여성 권리 문제도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초 조만장자(자산 1조달러 이상)’가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부가 소수에게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일부 참가자들이 테슬라 차량에 불을 지르고 유엔 관련 시설을 공격하면서 격렬해졌다. 시위대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실과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건물 유리창을 깨뜨렸다. 일부는 도로 바닥의 벽돌을 뜯어 경찰을 향해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대응했다. 로이터통신은 최루탄 연기에 어린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전했다.
당국은 충돌에 대비해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도심 상점 유리창을 합판으로 가리고 진압경찰 수백명을 배치하는 등 경비 인력을 크게 늘린 상태였다.
올해 52회째인 G7 정상회의를 둘러싼 반세계화·반자본주의 시위는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이 회의를 기후변화 대응, 경제적 불평등, 다국적기업의 영향력 확대 등을 비판하는 자리로 삼아왔다. 올해 G7 정상회의는 스위스와 국경을 접한 프랑스 동부 에비앙레뱅에서 15~17일 개최된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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