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수분 보충 휴식’ 도입에…축구팬들, “사실상 광고 타임” 반발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수들의 ‘수분 보충’을 명분으로 경기 도중 휴식 시간을 의무화하고, 방송사들이 이를 사실상의 광고 시간으로 활용하면서 축구 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캐나다, 멕시코,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는 전·후반 각각 3분간의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FIFA는 북중미의 무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이 시간에 맥주, 스포츠 베팅 업체 등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축구인들과 팬들은 사실상 상업적 목적의 광고 시간 확대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대표팀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그 3분이 모든 흐름을 끊어놓는다”며 “우리는 적응해야 하지만, 방송사들은 행복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도 경기 흐름을 끊고 광고를 삽입하는 데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다큐멘터리 감독 랜디 윌킨스는 “경기에 몰입하고 싶지만 곧바로 이것이 결국 돈벌이 수단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수분 보충 휴식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을 때만 예외적으로 도입된 제도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기온과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축구계에서는 선수 보호보다 광고 수익 확대가 진짜 목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총 104경기가 열리는데, 전·후반마다 3분씩 광고가 가능해지면서 대회 전체로는 10시간이 넘는 추가 광고 시간이 생깁니다.
ESPN 임원을 지낸 스포츠 미디어 컨설턴트 존 코스너는 “사실상 축구를 4쿼터 경기로 나눈 셈”이라며 “엄청난 가치의 광고 구간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회 초반 경기의 30초 광고 단가는 약 20만 달러(약 3억원) 수준이며, 미국 대표팀 경기 때는 약 75만 달러(약 11억3천만원)까지 치솟습니다.
미국 내 영어 중계권을 보유한 폭스스포츠는 개막전 전반 첫 휴식 때 ‘파워에이드 수분 보충 휴식’이라는 안내 영상 뒤에 광고 5편을 연속으로 내보냈습니다.
후반전에는 광고가 너무 길어져 일부 시청자들이 경기 재개 직후 장면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폭스스포츠 월드컵 스튜디오 진행자인 롭 스톤도 “팬 입장에서는 나 역시 ‘물 보충 휴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선수 복지를 위한 올바른 이유 때문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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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용 기자 (utili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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