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이어트, 포기 대신 ‘잠시 멈춤’을 선택하라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2026. 6. 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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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 봄온담한의원 대표원장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냥 관둘까' 하는 유혹과 마주한다. 식단을 지키느라 지치고, 체중계 숫자에 죄책감이 폭발하며, 남들은 의지만으로 빼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걸음 같다는 무력감이 밀려온다. 이때 많은 사람이 자기 탓을 한다. "역시 나는 의지가 약해서 안 돼." 하지만 다이어트가 힘든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우리 몸의 강력한 호르몬 반응이다. 그렇다면 정말 힘들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알아둘 것은 지금 포기했을 때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다. 첫째는 우울감과 자존감 저하다. 비만은 사회적 시선 탓에 자기 부정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마운트 시나이 의대 연구에 따르면 비만·과체중 성인은 일반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18~55% 높다. 한 국내 질적 연구에서도 요요로 체중이 다시 늘어난 참여자들은 "자존감이 무너지고 무력해졌다"고 호소했다. 반복되는 좌절은 다음 도전의 의지마저 갉아먹는다.
둘째는 더 치명적이다. '세트포인트의 상향 조정'이다. 사람의 몸에는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려는 방어선이 있는데, 다이어트를 중단하고 식습관이 원래대로 돌아가면 이 방어선이 처음보다 더 높은 곳으로 재설정된다. 프레즈비테리언 병원 연구는 다이어트 중단 후 과식이 이어지면 '오버슈팅' 현상이 일어나 요요 확률이 80%를 넘는다고 보고했다. 한번 올라간 방어선을 다시 끌어내리기는 훨씬 어렵다. 결국 지금의 포기는 미래의 더 어려운 다이어트로 청구된다.
그렇다면 너무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포기'가 아니라 '전략적 후퇴'다. 도망이 아니라 더 멀리 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본드 대학 연구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비만 남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16주 연속 다이어트를, 다른 그룹은 2주 다이어트와 2주 휴식을 반복하게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쉬어가며 한 그룹이 14.1㎏ 감량으로, 9.1㎏에 그친 연속 그룹보다 50% 이상 많이 빠졌다. 6개월 뒤 추적 관찰에서도 휴식한 그룹이 요요 없이 체중을 더 잘 유지하고 있었다. 몰아치는 다이어트보다 쉬어가며 하는 다이어트가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이어트 브레이크'다. 최소 3일에서 최대 14일 정도 휴식기를 갖는 것이다.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휴식 기간을 미리 계획하고 가능한 한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휴식 기간이 직전 다이어트 기간보다 길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휴식이 폭식의 면허가 되어서는 안 된다.
휴식기의 식단은 현실적이어야 한다. 너무 맛없는 클린식만 고집하면 휴식의 의미가 사라진다. 평소 먹고 싶었던 메뉴를 먹되 양을 조절하고, 부족한 양은 다이어트 식단으로 채우는 '하이브리드 식단'이 효과적이다. 배달이나 외식보다는 직접 요리해 설탕 양을 조절하거나 대체 감미료, 저당 소스를 활용하면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고단백 생선회, 듀럼밀 파스타, 수육, 구운 치킨 등 맛있으면서 건강식 범주에 드는 음식도 적극 활용할 만하다.
다이어트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100% 완벽하게 가다가 무너지는 것보다, 50%만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편이 훨씬 낫다. 식욕이 폭발하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이 살아남기 위해 보내는 신호다. 이를 억지로 이기려 들지 말고 전략적으로 달래주어야 한다.
지금 힘들다고 해서 망한 것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영원한 포기가 아니라 잠깐의 '정지'와 방향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무엇을 멈춰야 하는지, 무엇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어가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시작할 때 덜 아프게 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진짜 다이어트의 기술이다. 멈춤은 실패가 아니다. 끝까지 가기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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