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크지 않아도 활력 보너스 쏠쏠 [초고령 사회 노인일자리 태부족]

김세영 기자 2026. 6. 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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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 노인일자리 태부족]
[르포] 대전 폐현수막재활용제작사업장
재단·재봉으로 가방 제작… 무료 배포
이웃과 만남·소통 이어져 의미 더해
수입 크지 않아도 용돈 얻어 만족
사회와 연결된 느낌 가장 큰 장점
대전 중구 한 폐현수막재활용제작사업장에서 노인들이 재활용가방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김세영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집에만 있으면 병 드는데, 나와서 일하고 환경도 살릴 수 있어 보람차요."

12일 오후 2시경 대전 중구 한 폐현수막재활용제작사업장.

사업장에 들어서자 약 20명의 노인들이 각자 맡은 업무를 마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폐현수막을 규격에 맞게 재단했고 다른 쪽에서는 원단이 된 폐현수막을 재봉틀로 이어 붙였다.

손잡이를 달아 다림질하니 팔아도 손색없을 만큼 튼튼한 재활용 가방이 제작됐다. 이렇게 매달 사업장에서 만들어지는 폐현수막 재활용 가방은 무려 1000여 개다. 유승우 중구시니어클럽 주임은 "사업 참여자는 총 50명으로 하루 3시간, 한 달에 10회 4조로 나뉘어 재활용 가방을 만든다"며 "완성된 가방은 판매가 아닌 지역 축제, 전통시장,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가방처럼 꾸며진 외관은 아니지만, 현수막 특유의 탄탄함에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주임은 "지역 축제에서 시민들에게 가방을 나눠드리면 장 볼 때 들고 나가기 좋다고 하신다"며 "기관에서도 나눔을 요청한 뒤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재요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역사회 호평에 폐현수막재활용제작사업에 참여하는 이들의 기분도 보람찼다. 7년째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 중인 윤영선(80) 씨는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만든 가방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좋다고 말해주면 뿌듯하다"며 "나이가 많아서 불러주는 곳이 없는데, 이곳에 오면 직장이 생긴 기분이다. 삶이 환기가 되니 활력이 돈다"고 강조했다.
12일 대전 중구 한 폐현수막재활용제작사업장에서 노인들이 재활용 가방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취미를 살려 일하고 환경에도 보탬이 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5년째 폐현수막을 재봉 중인 유정례(73) 씨는 "지인이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일이 있다고 권해서 오게 됐다"며 "원래 바느질을 좋아하고 또 취미여서, 즐겁게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크다"며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30시간 근무에 많지 않은 임금이지만 참여자들은 자립할 수 있음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또 무엇보다,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닌 동네주민과 자주 만나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오후 2조 조장 임영빈(73) 씨는 "이 일을 하면 수입이 크지 않아도 용돈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 좋다"며 "다 큰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을 수 있고 명절 때 손녀에게 용돈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씨는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우울해지는데 여기서는 사람들과 웃으며 안부를 물을 수 있다"며 "사회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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