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유튜브 중심 영상콘텐츠 시장 재편에 무너진 JTBC… 중앙그룹 총제적 위기

이혜선 2026. 6. 1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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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JTBC가 결국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한 것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으로 영상 콘텐츠의 무게 중심이 급속히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꾸준히 지적됐던 국내 전통 미디어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평가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5일 방송가에 따르면 OTT 등 디지털 미디어 확산 여파로 콘텐츠 소비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이미 수년 전부터다. 당연히 TV 광고 시장은 급속 위축됐고, 지상파든 종편이든 기존 방송사업자들의 수익 모델은 한계에 직면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사업을 적극 펼치면서 제작비 부담도 커졌다. 이에 방송사업자들은 각자 새 전략을 세워 살아남기에 들어갔는데 성공한 곳은 생존했고, JTBC는 그렇지 않은 경우라고 보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JTBC의 재무 부담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자본총계는 226억원으로 자산총계 5755억원의 4%에도 못 미친다. 자본금이 5751억원에 달하지만 그동안 쌓인 결손금이 7294억원에 달해 자본을 거의 갉아먹은 결과다. 1분기 영업손실은 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늘었고, 당기순손실도 232억원으로 4배 이상 확대됐다.

단기 상환 일정도 빠듯했다. 연결 기준 유동성차입금 및 사채는 2330억원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330억원 규모 무보증 공모사채는 다음 달 31일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은 시작이었던 셈이다.

JTBC가 타 종편과 다른 길을 걸은 것도 재무상황 악화에 한 몫을 했다. 다른 종편들은 스튜디오 촬영 프로그램을 주로 편성해 제작비를 줄였고, 트로트 등 장년층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고수익 프로그램으로 성과를 냈다. 그러나 JTBC는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고퀄리티'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략을 고수했다. 그러나 TV 시청자는 점점 고령화했고, OTT의 공세는 더욱 거세져 재무 부담이 계속 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에 거액을 투자한 것도 부담을 가중시켰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생 신청이 JTBC 재승인 심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법상 종합편성채널은 정기 재승인 심사를 통해 재무 건전성과 경영 안정성, 콘텐츠 투자 계획 등을 평가받는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현재 JTBC가 속한 중앙그룹 전체가 위기다. 실제로 14일에는 그룹 지주사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계열사가 동시에 회생을 신청했다. 중앙그룹의 뿌리인 중앙일보 또한 이날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그룹 전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앙그룹은 최대한 노력해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회생 신청을 '방송'이라는 국가적 자산을 보존하고 거래기업과 임직원 모두 안정감을 갖게 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고 싶다"며 "끝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도 "재무구조를 조속히 개선하고, 상장사 거래 정상화를 포함한 경영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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