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역 국립대병원 ‘빅5’급으로…보수격차 줄이고 인력 확충

정부가 내년부터 지역 국립대학병원 전임교원 인력을 확충하고 인건비 수준을 높여 지역 병원을 수도권 ‘빅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지역에서 서울로 이동해 치료를 받는 ‘상경 진료 비용’이 연 4조6천억원에 이르고 지역-서울 간 치료 가능 사망률 격차가 12.7%포인트에 이르는 등 ‘지역의료 위기’가 심각한 데 따른 조처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 육성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수도권 대형병원과 격차가 큰 지역 국립대병원의 의료인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현재 지역 국립대병원의 10병상당 전문의 수는 2.3명 안팎으로, 이른바 ‘빅5’(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의 4.3명 안팎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의대생 증원과 지역·필수의료 수요, 각 병원이 제출한 교수 인력 수요 등을 반영해 대학 소속 전임교원 정원을 늘리겠단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3개월 안에 행정안전부와 내년 전임교원 증원 규모 협의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간 병원과의 보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규제도 완화한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 인건비·정원·평가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초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기타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추진한다. 국립대병원 설치법에 따른 법인 지위는 유지하되, 기타공공기관으로서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총인건비와 정원·채용 규제를 병원별 인력 수요나 재정 여건에 맞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수 전문인력에게는 경쟁력 있는 보수와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필요시 인력을 신속하게 채용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된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그동안은 지역 국립대병원이 의료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거나 우수 전문인력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려 해도 제약이 있어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며 “지정 해제가 이뤄지면 합리적으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 국립대병원에 해당 지역 필수의료의 ‘컨트롤타워’ 역할도 부여한다. 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을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로 의무 지정하고, 응급·모자·심뇌혈관·외상·어린이 등 정부 지정 필수의료센터 가운데 3개 이상을 국립대병원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인력 확충과 함께 시설·장비 인프라 마련,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망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원은 내년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로 마련한다. 특별회계는 연간 1조1천억원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립대병원에 배정될 금액과 사업별 지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방안의 방향성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인력·예산 계획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 지역 국립대병원 부원장은 “교원을 연도별로 얼마나 확충할지, 시설 등에 얼마를 투자할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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