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월드클래스 지도자” 높아지는 당·청 긴장감 속 몸 낮춘 정청래…연임 도전에 무게

심윤지·김송이 기자 2026. 6.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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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 역량으로 월드클래스의 세계적인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틀 전 SNS에 올린 ‘여당의 정치적 책임’ 메시지를 두고 정 대표를 향한 경고장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정 대표는 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간 채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지만 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언급하며 “지방선거 때 참 많은 국민들로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순방 나갈 때마다 불안했는데, 이 대통령은 나갈 때마다 역대급 성과로 국위를 선양해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6주년 기념식에서는 “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 피스메이커”라고 했다.

유럽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엑스에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는 취지로 장문의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었다. 이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 결집 행보를 이어가는 정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추켜세우며 몸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잡음이 이어졌다. 친명계 황명선 최고위원이 “(친청계 박규환 최고위원의) 내각 총사퇴 발언은 너무하지 않냐”고 말했고, 강득구 최고위원도 “왜 김민석 총리를 당내 갈등에 끌어들이냐”고 했다. 그러자 친청계 문정복 최고위원은 “총리가 대통령 순방 기간에 당선인 워크숍에 가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맞냐”며 맞섰다. 친명계와 친청계 간 내분이 과열된 만큼 상호 공격을 자중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공개 발언에서는 상대 계파를 직접 겨냥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정 대표는 아무 말 없이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지지 지역인 호남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방선거 결과를 둘러싼 해석 논쟁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정 대표 발언으로 청와대와 여당이 충돌하는 듯한 모양새가 이어지는 데 호남 지지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김원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정 대표의 ‘정권은 유한하다’ 발언은) 호남 당원들에게 나냐 이재명이냐를 선택하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정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면 오동잎 떨어졌으니까 가을이 온 걸 알아야 한다”며 정 대표 책임론을 주장했다.

호남 지역 전통 지지층 사이에서 김민석 총리를 지지하고 문재인 대통령에 적대적인 이른바 뉴이재명 세력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는 점이 변수다. 정 대표 측은 전통 지지층 사이에서 이 대통령의 연이은 메시지를 당무 개입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본다. 이 대통령의 엑스 게시물에는 “대통령도 (정 대표를) 못 품는데 무슨 통합이냐” “정당 정치를 부정하지 말라” 등의 댓글이 잇따라 달린 상태다.

정 대표는 연임 도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 불출마하면 정 대표 정치 생명은 끝난다”며 “지금도 친문 낙인찍기가 이렇게 심한데 친명계가 정 대표를 가만히 두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으론 후보 등록 전까지당직을 사퇴하면 되지만, 이 대통령의 전례를 고려할 때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꾸려지는 오는 25일 전후로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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