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에 항공·건설株 급반등 … 반도체도 더 탄력받나
삼전 4.5%·하이닉스 6.4%
대한항공·아시아나 13% ↑
재건 기대감 건설주도 환호
외국인 1조원대 순매수 나서
이달들어 8번째 사이드카 발동

금리 쇼크로 요동치던 국내 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소식에 극심한 변동성을 딛고 강한 반등 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8차례나 번갈아 발동될 정도로 장세가 출렁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저가 매수세가 시장을 밀어 올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새 코스피 상승률은 14.18%에 달한다. 이달 초 88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금리 인상 우려와 미국발 인공지능(AI) 반도체 급락 쇼크로 지난 8일 7400선까지 밀린 바 있다. 이후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코스피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은 코스피가 장 초반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지수 급등세는 종전 협상 타결로 유가 안정 기대감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공포가 걷히고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결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쏘아올린 금리 쇼크에 직격탄을 입었던 반도체 업종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4.50%, 6.42% 상승했다. 이달 들어 조정을 이어 가던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하루 새 각각 16.1%, 16.70% 오르며 급반등했다.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안정이 기대되는 항공주 및 물류주도 크게 올랐다. 이날 대한항공(12.78%)과 아시아나 항공(13.86%)은 물론 진에어(+12.52%), 에어부산(+13.11%)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제히 반등하며 항공주 전반이 강세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던 현대글로비스(+3.84%), CJ대한통운(+3.14%) 등 물류주도 이날 반등했다.
건설업종은 종전 협상 타결에 따른 재건 수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이에 재건 수요 기대감이 높은 삼성물산(+14.58%), 삼성E&A(+9.45%), DL이앤씨(+6.90%) 등을 중심으로 주가 강세가 나타났다. 과거 중동 지역 대형 플랜트 등 건설 프로젝트 이력이 있는 만큼 발주처로부터 재건 수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인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다시 메모리 반도체 이익 추정치 상향이 견인하는 상승장이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6월 금리 장세가 펼쳐지며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금리 인상 우려가 잦아들면 다시 이익에 기반한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한다"며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는 수입물가, 무역수지, 환율,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금리 공포가 잦아들수록 시장의 본류는 다시 AI 병목과 메모리 주도주로 향할 것"이라며 "향후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외국인 수급 회복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매수세로 전환하며 반등을 지지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11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전 거래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기록했다. 앞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달 7일부터 2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 가며 75조원 이상 팔아치운 바 있다.
하반기 외국인 매도세 지속 여부가 국내 증시와 환율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큰 폭으로 나왔으며, 특히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중심의 정보기술(IT)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수 전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과거 코스피 상승장 후반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던 사례에 비춰볼 때 잠재 매도 물량이 꽤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달 말 시작되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와 다음달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4·5월의 수출 데이터에서 역대급 2분기 실적이 예고된 데다 조업일수 증가와 달러값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지난주 노무라증권은 '2026년 한국 경제 및 주식시장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 반도체 회사에 대한 실적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정창원 노무라 아시아리서치 공동대표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의 월별 매출액을 보면 과거에는 단 한 번도 볼 수 없던 수직 상승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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