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자영업자 빚 ‘경고등’…채무불이행 대출 전년 比 20% 급증

박준호 기자 2026. 6. 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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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대출액 19.5% ↑
금리 상승·내수 부진 원인
생계형 창업…경기 악화 취약
가파른 금리 상승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에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올해 이미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자 수가 늘고, 채무불이행자 보유 대출액 증가율도 가장 높아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가파른 금리 상승과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에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올해 이미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자 수가 늘고, 채무불이행자 보유 대출액 증가율도 가장 높아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2만9천143명의 금융기관 대출 금액은 1천138조9천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5조8천252억원(0.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에 대출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는 16만92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1%(8천655명) 감소했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37조8천21억원으로 7.7%(2조7천178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상승과 내수경기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채무 상환 능력이 약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시장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953%에서 지난 8일 연 3.940%까지 상승하며 4%선에 근접했다.

내수 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매판매액지수(상품소비)는 전월 대비 3.6% 감소해 2024년 2월(-3.7%)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0% 줄어 2022년 2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4월말 기준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9조8천655억원(2.5%) 증가한 406조7천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연령대 가운데 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60대 이상이 유일했다. 반면 20대 이하와 30대, 40대, 50대는 모두 감소했다.

채무불이행자 수도 증가했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는 지난해 말 3만8천739명에서 올해 4월 말 3만8천999명으로 0.7% 늘어 전 연령대 중 유일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의 대출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60대 이상 채무불이행자가 보유한 대출액은 같은 기간 9조9천291억원에서 11조8천645억원으로 19.5% 증가해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자영업자 상당수가 생계형 창업에 종사하고 있어 경기 둔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빌라 등 소규모 부동산 임대업 비중이 높아 부동산 경기 변화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금융SF평가본부장은 "기준금리가 인하기를 거쳐 동결됐던 동안에도 연체율은 상승하는 이례적 상황이었다"면서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과 달리 내수는 부진한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인영 의원은 "고령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의 취약 고리가 드러난 것"이라며 "고령층이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촘촘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며, 단순 금융지원에 그치지 않고 재기 지원과 사회안전망을 결합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연합뉴스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