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숙박세 확산 가속…45개 지자체 부과·올해 10곳 추가
교토 숙박세 상한 1만엔 인상
도쿄 2027년 객실료 3% 전환
관광재원 확보·지방재정 보강
한국인 여행경비 부담 가중

숙박세는 객실요금과 소비세 외에 지자체가 관광 재원 마련을 위해 따로 걷는 지방세다. 도쿄도가 2002년 전국에서 처음 도입했고, 방일 관광객이 불어난 2017년 이후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퍼졌다. 이달 1일 기준 7개 도도부현과 38개 시정촌이 숙박세를 걷는다. 올해 안에는 1개 현과 9개 시정촌이 과세 대열에 더 합류한다.
세 부담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교토다. 교토시는 관광객 과잉 대책을 내세워 지난 3월 숙박세를 인상했다. 3단계였던 세액 구간을 5단계로 쪼개고, 1인 1박 상한액을 1000엔에서 1만엔으로 10배 끌어올렸다. 숙박비 10만엔 이상 고급 호텔·료칸 투숙객은 1박 숙박세만 한화로 최대 약 9만 5000원을 문다. 교토시 올해 숙박세 세수는 종전의 2배가 넘는 132억엔으로 전망된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도쿄도 과세 방식을 손본다. 도쿄도는 2027년도부터 1인 1박 100엔 또는 200엔을 받던 정액제를 숙박요금의 3%를 떼는 정률제로 바꾼다. 숙박비가 비쌀수록 세금도 따라 불어나는 구조다.
일본 지자체가 숙박세에 매달리는 이유는 관광객 증가와 지방재정 악화가 맞물린 데 있다. 연간 60만 명이 찾는 유가와라마치는 인구와 세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관광지로 버티려면 재원 확보가 급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숙박세로 1억 8600만엔을 거둬 지역 숙박권·상품권 발행에 쓸 계획이다. 숙박세 수입은 대체로 관광객 수용 환경 정비와 관광자원 확충에 들어간다.
확산세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숙박업계에서는 세 부담이 커지면 투숙객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아키타시는 지난해 숙박사업자 설문에서 이용자 감소와 징수 사무 부담을 걱정하는 의견이 나오자 도입을 접었다. 걷은 돈을 어디에 쓸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홋카이도 비에이 지역의 숙박세와 유명 관광지 ‘푸른 연못’ 주차장 이용세를 들이면서 지역 주민은 빼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총무성이 세금 공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숙박세는 지방세법에 정해진 일반세가 아니라 지자체가 특정 목적에 맞춰 조례로 만드는 법정외목적세이기 때문에 총무상 동의를 거쳐야 걷을 수 있다. 도입 지역이 해마다 늘고 세율까지 오르는 흐름을 감안하면,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여행 예산에 숙박세를 따로 적어 넣어야 하는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이민하 (minha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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