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도쿄 편의점·드럭스토어 곳곳에 K뷰티…일본 일상 파고든 한국 화장품

도쿄=홍승완 2026. 6. 1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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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드럭스토어 주요 매대에 메디큐브·아누아 진열
세븐일레븐 립 틴트 품절…신오쿠보는 1020 여성 북적
일본 수출 11억달러…K뷰티, 현지 생활상권 파고들어
일본 도쿄도 아라카와구 닛포리역 인근 드럭스토어에 에이피알 등 K뷰티 브랜드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한국 여행을 갈 때마다 마스크팩을 자주 샀는데, 이제는 일본 드럭스토어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어 매장에 자주 들르는 편이에요."

지난 14일 일본 도쿄도 아라카와구 닛포리역 인근 드럭스토어에서 만난 30대 여성 호나미씨는 "코스파(コスパ·가성비)가 좋아 한국 제품을 선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드럭스토어는 의약품과 화장품, 생활용품을 함께 판매하는 복합 매장이다. 이날 찾은 매장 화장품 주요 매대는 K뷰티 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다.

매대 한쪽에는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이 전면에 배치됐고, 옆으로는 아누아와 넘버즈인 등 K뷰티 브랜드 마스크팩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특히 닛포리역은 나리타공항과 도쿄 도심을 잇는 고속전철인 스카이라이너가 정차하는 곳이다 보니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매대에는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를 비롯해 메디큐브 PDRN 라인, 제로모공패드 등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현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써볼 수 있도록 테스터도 마련됐다.

K뷰티 존재감은 편의점에서도 드러난다. 일본 세븐일레븐 생활용품 코너에는 클리오의 색조 브랜드 '트윙클팝' 제품이 자리 잡았고, 일부 립 틴트 제품은 품절 상태였다. 일본 세븐일레븐 매장 수가 올해 2월 기준 2만1927개에 달하는 만큼 현지 소비자 생활 동선 곳곳에 K뷰티가 파고든 셈이다.
 
도쿄 신오쿠보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일본 여성들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한류 콘텐츠가 밀집한 도쿄 신오쿠보 거리도 한국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로 붐볐다. 한국 화장품을 모아 판매하는 한 매장 직원은 "교복을 입은 일본 여학생들이 많이 찾고, 손님 대부분은 10~20대 여성"이라고 말했다. 신오쿠보 '핫플'로 꼽히는 이케멘 거리에서는 한국 화장품 편집숍 개점을 앞두고 직원들이 한국에서 들여온 제품을 정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같은 일본 내 K뷰티 인기는 수출 실적으로 이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수출·수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화장품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13.5% 증가한 10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 무역수지 흑자가 100억달러(약 15조원)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 중 일본은 11억달러를 기록해 미국(22억달러), 중국(20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나타났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현지 매출을 키우고 있는 에이피알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일본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인 '메가와리'에서 에이피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K뷰티가 일본에서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만큼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과거 K뷰티 소비는 한류 팬층이나 방한 관광객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드럭스토어와 편의점 등으로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며 "일본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K뷰티 신뢰도가 높아진 만큼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일본 내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