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왜 사람들은 ‘참교육’에 열광할까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2026. 6. 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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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한국을 비롯한 25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이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교사를 괴롭히는 학부모·비리를 저지르는 교사들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 중심축이다.

현실에선 보기 힘든 통쾌한 전개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교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속 교육부 장관이 현실의 교육정책 책임자와 자주 비교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극 중 장관은 교권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치적 부담과 반대 여론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대책을 다듬고 밀어붙이는 모습은 교사들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반면 논란도 적지 않다.

'참교육'의 원조를 자처해 온 전교조는 체벌과 인권 침해를 해결책처럼 묘사한다며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교육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힘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위험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한국교총은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초법적 영웅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라며, 드라마 속 장관처럼 교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현실의 정책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속 이야기는 상당 부분 판타지에 가깝다.

현실의 교육은 한 명의 영웅이나 강력한 처벌만으로 해결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

학생 인권과 교권, 학부모의 권리와 학교의 책임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균형과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참교육'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드라마가 다루는 학교폭력·악성민원·교권 침해·비리 문제는 결코 허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도 수많은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이러한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드라마의 해결 방식은 과장됐지만 문제 자체는 현실적이다.

대중이 이 작품에 보내는 뜨거운 반응은 단순한 오락 소비가 아니다.

이는 학교 현장의 혼란과 무력감에 대한 공감의 표현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누군가를 혼내주는 통쾌함이 아니라 아이들이 안전하게 배우고, 교사들이 존중받으며, 학부모와 학교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다.

결국 '참교육'의 진짜 의미는 드라마 속 주먹이나 권력이 아니라 그 인기가 던지는 질문에 있다.

왜 우리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장면에 환호하는가.

그 이유는 강한 영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이 작동하는 학교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